이완구 전 총리가 현실정치에 돌아왔다.

한달여 넘게 미국에 머물며 자신의 향후 정치구상 등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 총리가 박성효 자유한국당 대전시장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참석을 시작으로 정치라는 험로(險路)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충청권 한국당 후보들을 찾아 지원유세를 하겠다는 것이다.

또 자신의 정치행보에 따른 향후 입장도 23일 국회정론관에서 밝히기로했다.

지난달 16일 '손자 돌잔치 참석'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던 그는 22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공항카트를 직접 끌며 공항 출국장에 나타나자 이곳 저곳에서 플래시가 터졌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16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그는 곧장 한국당 대전시장 후보로 공천된 박성효 예비후보 캠프 개소식이 열리는 대전 둔산동 사무소에 한 걸음에 달려왔다.

그의 도착을 기다리던 박 예비후보와 이인제 충남지시 예비후보, 그리고 정우택·이명수·이은권·이장우·정용기 의원과 대전지역 구청장 및 시·구의원 후보 등이 그를 맞았다.

박 예비후보는 자신이 충남지사로 재직할 때 대전시장으로 동반자로 일했었다.

박 예비후보는 중학교와 대학의 직속후배에다, 행정고시도 후배다. 

귀국하자마자, 박 예비후보의 민생캠프로 달려와 지원유세를 하게된 데는 그의 향후 정치행보와 무관하지 않다.

이는 성완종 리스트로 고초를 겪으며 이른바 충청대망론에서 멀어저졌던 그가 지난해 12월 대법원의 무죄판결로 살아나면서 정치활동을 재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정파와 시류를 떠나 진정으로 대전의 미래를 만들 적임자가 누구인지 시민에게 말씀드리려 한다"며 박 예비후보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4년 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 원내대표 시절에도 대전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 예비후보의 선거사무소를 찾아 "박성효 후보는 저와 행정고시 선·후배이자 대학 선·후배로, 그가 어떤 철학과 가치를 가졌는지 잘 안다"며 "객관적으로 볼 때 대전시를 이끌 최고의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박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천안갑·천안병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 여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하루 늦췄다.

23일 국회정론관에서 향후 입장을 피력하겠다고 밝혔다.

충청 정가와 한국당 안팎에서는 박찬우 전 한국당 의원의 낙마로 치러지는 천안갑 재선거나,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의 충남지사 출마로 치러지는 천안병 보궐선거에 이 전 총리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함께 천안지역 한국당 인사 10명은 지난달 10일 "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이 전 총리의 출마가 절실하다"며 그의 천안갑 재선거 출마를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2일 에는 이 전 총리 지지모임인 완사모(이완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 수백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도 있어 이 전 총리의 출마 여부와 연관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이 전 총리는 이와관련해 "이번에 귀국해 천안지역 재보궐 선거 출마 여부를 비롯해 6·13 지방선거 전후 정치적 상황에 대한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히겠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가 향후 대망론을 위해 나서기위한 포석으로 당밖에서 재기를 다지거나, 아니면 6월 있을 천안지역에서 금배지를 향해 뛸 것인지 등이 갈수록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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