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네까. 감동적입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어서 오세요.반갑습니다"(문재인 대통령)

"나는 언제 쯤 북측(군사분계선 넘어)으로 가볼수 있나요"(문 대통령), "지금 가볼까요"(김 위원장)

한반도의 명운을 가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이 분단의 현장에서 만나 회담을 가졌다. 

▶남북정상 만남=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판문점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와 T3(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 사이의 군사분계선(MDL)을 넘는 김 위원장을 직접 맞았다.

한반도의 명운을 가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이 분단의 현장에서 만나 회담을 가졌다[사진=YTN특보켑처]
한반도의 명운을 가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이 분단의 현장에서 만나 회담을 가졌다 [사진=YTN특보켑처]

군사분계선 위에서 두 정상이 악수로 만나는 장면은 KBS 등 지상파와 YTN.연합뉴스TV 등 국내방송과 CNN,BBC,NHK등 외신을 통해 생중계로 세계에 전해졌다.

국내 TV와 내외신 언론에 따르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감격스러운 듯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했고 이어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공식환영식장까지 이동, 의장대 사열까지했다.

청와대가 밝힌 3대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남북관계 진전에서 획기적인 성과의 시작이라는 기대를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두 정상의 역사적 만남은 남북정상회담에 이은 북미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비핵화를 거쳐 한반도 평화 정착으로 가는 여정을 그 어느 때보다 밝게 한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두어 달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세기의 장면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남북 관계는 벼랑 끝에 선 형국이었다.

▶김위원장 의장대 사열과 방명록서명=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은 김 위원장은 국군의장대와 전통의장대를 사열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남측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의장대를 사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앞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자마자 문 대통령과 역사적인 만남을 가진 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전통의장대의 호위를 받으며 판문점 남측지역 자유의집과 평화의집 사이, 판문점 광장으로 이동했다.

두 정상이 이동하는 동안 양쪽에선 호위무사들이 장방형 모양을 이뤘다. 두 정상이 우리의 전통가마를 탄 모양을 형상화한 것이다.

전통의장대 취타대는 두 정상의 이동 중 남북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아리랑'을 연주했다.

판문점 광장에서 전통의장대 및 국군의장대 사열 행사가 있었다.

국군의장대 사열은 군악대의 연주와 함께 육·해·공군 의장대가 지휘자의 '받들어 총' 구령에 맞춰 총을 비스듬히 위로 세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의장대 사열이 진행되는 동안 4성곡과 봉안곡이 연주됐다.

판문점 광장은 공간이 협소해 의장대와 군악대, 기수단 등을 포함해 370여명이 참가하는 정식 의장대 사열은 어렵기 때문에 참가인원이 줄었고, 예식도 일부 생략됐다.

이어 김 위원장은 회담 장소인 남측 '평화의 집'에 도착, 1층에 마련된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역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썼다.

이후 다시 문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한 뒤 두사람이 같은 층에 있는 접견실로 이동해 잠시 사전환담을 하고, 2층 정상회담장으로 이동해 오전 10시15분부터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남북정상회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예정된 일정보다 15분 앞당겨 10시15분부터 남측 평화의집에서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통 큰 대화를 통한 합의"를 제안했고, 김 위원장도 "수시로 만나 마음을 합치자"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특히 회담에 쏠린 전 세계의 기대어린 시선을 의식하면서 그에 부응하는 회담 결실을 도출해 보자는 데 뜻을 모았다.

먼저 발언에 나선 김 위원장은  "평화와 번영, 북남관계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는 그런 순간에서, 출발선에서 신호탄을 쏜다는 그런 마음"이라며 "정말 진지하게 솔직하게 문 대통령과 좋은 이야기를 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오늘 현안 문제와 관심사에 대해 툭 터놓고 얘기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겠다"고 거듭 강조한 뒤 "원점으로 돌아가고 이행하지 못하는 결과보다는 미래를 보며 지향성 있게 손잡고 걸어가는 계기가 되자"고 밝혔다.

또 "역사적인 이런 자리에서 기대하는 분도 많고 아무리 좋은 합의나 글이 나와 발표돼도, 그게 제대로 이행되지 못하면 오히려 이런 만남을 갖고도 좋은 결과에 기대를 품었던 분들에게 더 낙심을 주지 않겠나"라고 이행 가능한 합의 도출 필요성과 합의 이행의지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정말 수시로 만나서 걸리는 문제를 풀어나가고 마음 합치고 의지 모아서 그런 의지를 갖고 나가면 우리가 잃어버린 11년이 아깝지 않게 우리가 좋게 나가지 않겠나"라며 남북정상회담 정례화 의지도 내비쳤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통 크게 대화를 나누고 합의에 이르러서 온 민족과 평화를 바라는 우리 세계의 사람들에게 큰 선물을 만들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봄이 한창이다. 이 한반도의 봄,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여기 판문점에 쏠려 있다. 우리 남북의 국민, 또 해외 동포들이 거는 기대도 아주 크다"고 3차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어 "그만큼 우리 두 사람, 어깨가 무겁다고 생각한다"며 회담에 임하는 각오를 밝힌 뒤 "우리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는 순간 이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대전 서대전역 대합실의 tv앞에 시민들이 이를 시청하고 있다[사진=나지흠 기자]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대전 서대전역 대합실의 tv앞에 시민들이 이를 시청하고 있다[사진=나지흠 기자]

문 대통령은 "국민과 또 전 세계의 기대가 큰데, 오늘의 이 상황을 만들어낸 우리 김 위원장의 용단에 대해 다시 한 번 경의를 표하고 싶다"고 인사를 건네면서 "오늘 종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 만큼, 그동안 10년간 못다 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전 회담은 오전 11시55분까지 진행된 뒤 오후에는 공동 기념식수에 이어 산책과, 확대정상회담, 그리고 만찬등이 이어졌다.

▶정상회담의미= 문 대통령 취임 나흘 만에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북한은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켰고 북미는 서로 '말폭탄'을 주고받으며 일촉즉발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공조한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고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의 뜻에 화답함으로써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었다. 신뢰의 첫발을 내디딘 양국 정상이 정상회담의 정례화등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하자는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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