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에도 리 여사 동행가능성 높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에 남북 퍼스트레이디가 27일 오후 처음으로 만났다.

당초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가 만찬에 등장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대면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전까지도 리 여사의 일정이 불확실해 퍼스트레이디 회동 성사 여부는 매우 유동적이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판문점 프레스룸에서 열린 2차 브리핑에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리설주 여사가 오후 6시 15분 판문점에 도착한다”고 발표해, 극적 장면을 연출했다

리 여사는 살구색 투피스에 하이힐 차림으로 이날 오후 6시 13분 검정색 벤츠 차량을 타고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 입장하자, 하늘색 외투를 입은 김 여사가 마중 나와 두 손을 마주 잡고 환대했다.

입구에 들어선 리 여사와 김 여사는 각각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과 악수를 나눴다.

리 여사는 문 대통령에게 “아침에 남편께서 회담에 갔다 오셔서 문 대통령과 함께 진솔하고 좋은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회담도 다 잘 됐다고 하셔서 정말 좋다”라며 첫 인사를 건넸다.

리 여사는 “이번에 (김) 여사께서 작은 세세한 것까지 많이 받침을 해주셨다고 들었다”면서 “그래서 조금 부끄럽다. 제가 아무것도 한 것이 없이 왔다”고 예의를 표했다.

앞서 김 위원장이 지난달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 리 여사가 동행하면서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도 리 여사가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리 여사는 이미 평창 동계올림픽 직후 남측의 대북특사단이 방북했을 때도 김 위원장과 나란히 나와 영접을 했다. 북한 매체들도 그간의 관행을 깨고, 지난달부터 리 여사에게 ‘동지’ 대신 ‘여사’라는 호칭을 붙이며 공식 퍼스트레이디로서 존재와 역할을 강조했다.

남북 정상 내외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평양에서 열린 각각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당시 영부인인 이희호 여사와 권양숙여사 동행했던 것과 달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부인은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통상적인 국가 간 정상회담 만찬에 정상 부부 내외가 참석한다는 점에서 리 여사의 등장은 북한이 정상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전 세계에 드러낸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한미 정상회담 이후 열릴 예정인 북미 정상회담에도 리 여사가 동행할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자 © 충청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