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빠이 이상용(75)이 모처럼 TV에 나와 가짜기사로 추락했던 인생사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충남 서천군 서면 출신으로 대전 삼성초, 대전중, 대전고와 고려대를 나와 ROTC 기갑중위로 제대한뒤 방문판매영업을 시작해, 방송인(코미디언)으로 활동했던 그가 어느 날 TV에서 사라진 얘기들이다.

1일 저녁에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서 출연한  뽀빠이 이상용은 아직도 육체미로 다져진 노익장과 입담으로 관심을 끌었다.

1일 저녁에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서 출연한  뽀빠이 이상용은  아직도 그는 육체미로 다져진 노익장과 입담으로 관심을 끌었다. 1989년부터 1996년까지 뽀빠이가 진행한 우정의 무대[사진=뽀빠이 이상용 웹사이트]
1일 저녁에 방송된 MBC '사람이 좋다'에서 출연한 뽀빠이 이상용은 아직도 육체미로 다져진 노익장과 입담으로 관심을 끌었다. 1989년부터 1996년까지 뽀빠이가 진행한 우정의 무대[사진=뽀빠이 이상용 웹사이트]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MBC 우정의 무대'의 진행자로 최고의 주가를 올릴 때 느닷없는 허위기사로 곤혹을 치르고 TV에서 사라졌다.

간간히 건강식품의 CM으로 시청자와 만났지만 이 허위기사, 가짜기사로 인생이 크게 꼬인 것이다. 

그는 군 장병들의 병영생활중심의 'MBC 우정의 무대'로 전성기를 누리다 억울한 허위 횡령 제보로 추락한 일화로 시작했다.

그는 방송에서 1989년부터 8년간 MBC '우정의 무대' 진행을 맡으며 최고의 인기 방송인이었다. 장교출신에다, 육체미로 다져진 뽀빠이 근육에 장병들과 군에 아들을 보낸 부모들을 울고 웃겼다.

1989년부터 1996년까지 뽀빠이가 진행한 우정의 무대[사진=뽀빠이 이상용 웹사이트]
1989년부터 1996년까지 뽀빠이가 진행한 우정의 무대[사진=뽀빠이 이상용 웹사이트]

그는 "군 위문 방송을 3,300번 했는데 다닌 거리로 하면 아마 (지구) 몇 바퀴는 될 것"이라고 회고했다. 

그렇지만 1996년 모 방송사에 들어온 허위 제보로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거품이 됐다. 이상용이 심장 수술비를 횡령했다는 충격적인 제보기사가 언론을 도배했다.

당시 이상용은 자택과 심장병어린이 돕기 사무실이 검찰에 압수수색 당하고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3개월 만에 허위 제보로 드러나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가짜뉴스에 대한 사과 및 해명 기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방송에서 "그날 우정의 무대에 출근하다가 알았다"면서 "죽고 싶더라. 우리 가족은 어땠겠나"라고 솔직한 감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내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종이가 있다. 하도 갖고 다녀서 헐었는데 무죄를 알려주는 '혐의없음' 확인증이다.

그바람에 "그 사건을 당하고 총 재산이 400만 원이 있었다"면서 "우리 딸 시집가는 게 보류됐고, 남은 돈을 아내에게 주고 42만 원만 들고 미국을 갔다"고 털어놨다.

그 때 나이가 53세였던 이상용은 억울함에 빠져있을 겨를도 없이 한 가장의 역할을 해야했다.

이상용은 "2년 동안 미국에서 관광가이드를 했다"면서 "버스를 하루에 14시간을 타는데 가이드들은 거꾸로 타지 않나. 너무 힘들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쉴 때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지리 공부를 했다"면서 "또 비닐하우스에서 하루 2만 5천 원을 받고 배추 상추 모종을 심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금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다 지나간다'는 마음으로 이긴다"고 했다.

가족에 대한 애틋함도 고백했다. 이상용은 "죽고 싶었던 당시를 버텨내고 이겨낸 건 아버지로서의 책임 때문"이라고 했다.

그중에도 며느리를 새식구로 만난 얘기도 털어놨다.

자식 사랑도 눈길을 끌었는데 어느 강의장에서 본 여성 행정공무원을 아들에게 소개해 한 가족의 연을 맺은 사연을 밝혔다.

이상용은 "내 삶의 1순위는 자식의 행복이다"라며 "아내가 결혼 51년 동안 내가 가장 잘 한 게 며느리를 잘 얻은 거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더니 "그때 시골 경찰서에서 강의를 했는데 며느리가 혼자 그렇게 웃는 거다"라며 " 인상이 참 좋고 착해서 며느리로 삼아야겠다 싶었다. 지금 현미경으로 봐도 얼굴이 나쁜 데가 하나도 없지 않나"라며 며느리 자랑을 했다.

이에 아들 제륜 씨는 "아버지의 눈을 믿는다. 저는 당연히 감사합니다"하고 소개를 받았다고 했다.

며느리인 박지영 씨역시 "아버님이 노엘이 아빠처럼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기회가 있으면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지금 '명예 국방장관 이상용'이다 

이상용은 이날 모 케이블 TV 시상식에서 방송생활 51년 만에 첫 트로피를 받았다.

이상용은 "이런 자리가 낯설다. 그동안 고생한 거 다 보상받는 것 같다. 고생한 것만, 힘든 것만 생각난다"며 "더 바랄 것 없이 앞으로 열심히 방송을 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충청도 출신의 뚝심과 감동, 뽀빠이는 이날 방송인 이상용으로서 맘놓고 크게 웃었다.

저작권자 © 충청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