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강길부 의원(경북 울주)이 3일 "홍준표 대표는 즉각 사퇴하라"며 "이번 주까지 사퇴를 안 하면 제가 중대결심을 하겠다"며 탈당을 강력 시사했다.
홍 대표 체제 출범 이후 당내에선 그의 거친 발언과 사당화 논란 등을 이유로 불만 기류가 감지됐지만, 이번처럼 현역 의원이 공식적으로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건 처음이다.
때문에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한 홍 대표의 비난 기조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쓴소리가 오가는 가운데, 강 의원의 목소리가 당 운영에 대한 불만 기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그는 이날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한국당의 상황을 보면 과연 이것이 공당인가라는 의문이 든다"면서 이처럼 말했다.

이어 "국민들께서 바라던 당 혁신, 인적쇄신, 정책혁신은 온데 간데 없고, 당 대표의 품격 없는 말에 공당이 널뛰듯 요동치는 괴벨스 정당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 광역단체장 후보 중에는 공천과정에서 당 대표의 막말로 인해 상처받은 후보가 있다"면서 "그 막말이 결국 후보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당 대표가 지방선거에 지원유세를 올까봐 걱정하는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최근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당 대표가 보여준 언행은 실망을 넘어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면서 "오죽하면 수도권 광역단체장 후보가 홍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려 반성을 촉구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홍 대표의)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으로 당의 위상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홍 대표에게 고언을 드린다"면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 주시라. 당 운영과 선거대책은 선대위를 꾸려 맡기면 된다. 대한민국 보수 진영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6.13지방선거 울산 울주군수 공천 문제와 관련, 중앙당과 갈등을 빚어왔다.
강 의원은 자신이 미는 한동영 예비후보의 울주군수 전략공천을 지도부에 요청했으나,당은 경선을 진행했고 결국 한 예비후보는 공천을 받지 못했다.

​강 의원은 홍 대표에 대한 사퇴 촉구 입장이 공천 불만에 따른 것이냐는 질문에 "그건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긋고 "홍 대표 체제로는 도저히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향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길 수 있다는 전망과 관련해선 "저는 민주당과 접촉한 적도 없고, 탈당하면 당분간 무소속으로 활동할 것"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다른 의원들과도 조율을 거친 입장이냐는 질문엔 "누구와도 협의를 거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강 의원은 여러차례 '당적 변경자'라는 얘기에 "저는 친이명박계와 친박근혜계로부터 두 번이나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당선됐다. 국민들께서 살려주신 것"이라며 "지금도 저는 권력자에 아부하지 않는다. 오로지 국민만 보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엉뚱한 명분을 내걸지 말고 조용히 나가시라”며 “탈당과 복당을 지금 몇 번째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