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조, 윤일규 중앙당추천 인정…김종문 충남도의원 “경선으로 결정”

김종문 충남도의원(왼쪽)과 윤일규 전 순천향대학교 의대 교수.

충남 천안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더불어민주당 후보 공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윤일규(68) 전 순천향대 의대 교수가 전략공천 대상자로 거론된 상황에서 김종문 충남도의원(51.천안4)이 경선을 요구하고 나선 것.

천안병은 충남도지사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양승조 의원의 지역구로, 지난달 30일 제출된 양 의원의 의원직 사퇴서가 수리되면 이번 6·13 지방선거와 같이 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다.

김종문 의원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풀뿌리 지방자치를 구현하기 위해 선봉에서 낮은 자세로 일해 온 경험을 토대로 살기 좋은 천안 발전의 동량이 되겠다”고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운일규 전 순천향대 교수의 전략공천설을 경계하며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사통팔달의 도시 천안에서 평화통일 열차가 출발하도록 하겠다”며 “중앙당에 민주적 절차에 따라 공개적 경선으로 보궐선거 후보를 선출해 줄 것을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본영 천안시장의 전략공천을 언급하며 “천안병 선거구 전략공천 보도 이후, 천안시민들과 당원들은 걱정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면서, “이런 민심 이반은 민주당 천안시장 전략공천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났고, 얼마 전까지 26% 이상으로 우리가 이기던 천안시장 여론이 오차범위 내 접전을 하다가 이제는 거의 뒤집힌 상황이 되고야 말았다”고 지적했다. 

또 천안 병 전체 유권자의 2/3에 해당하는 신방동과 쌍용동 지역에서 8년 동안 의정활동을 펼친 점과 2014년 천안시 8개 선거구 중 최다 득표로 당선되는 등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천성중학교와 천안북일고, 호서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 의원은 충남도의회 9대, 10대 재선을 지냈으며, 현재 전국시‧도 운영위원장협의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자치분권균형발전위원회 부위원장 겸 충남본부장을 지냈다. 

하지만 일찌감치 ‘양의 남자’로 언급된 윤일규 교수가 전략공천 될 가능성이 높아 김 의원의 경선 주장이 관철될 지는 미지수다. 

김종문 “풀뿌리 민주주의 실천”…윤일규 “시민이 원하는 시대정신”

실제 양 의원은 지난 2일 충남도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중앙당에 윤 교수를 말씀드렸다. 여러 당원과 천안시민들의 의견을 들었고, 민생과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분이라고 판단됐다”고 공식적으로 거명했다. 

다만 “제 의견이 절대적이라고 생각진 않는다. 중앙당이 법과 절차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전략공천 대상자로 거론된 윤일규 교수는 <충청헤럴드>와의 통화에서 의외로 담담한 입장을 보였다. 

윤 교수는 “국회의원은 국민의 뜻과 불편함을 중앙에 전하고 정책을 만드는 역할이다.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할 수 있다”며 “명문대니 뭐니 줄 세우는 방식으로 (국회의원 감의) 자격을 논하기 시작하면, 시험을 봐서 뽑으면 되지 투표할 이유가 없다. 그만큼 사명감이 더 필요한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우리당 시절부터 대학교수로서 현실정치의 개혁을 위해 참여해 왔다. 또 시민단체에서도 지역의 정치문화 개혁을 위해 꾸준히 활동하면서 당과 당원과의 유대관계를 형성해 왔다. 지역도 알고 당에서의 꾸준한 활동 등을 고려해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추천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계속해서 그는 “독립만세운동의 발원지이자 사실 충남의 정치 1번지인 상징적인 도시 천안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거론된다면 어떤 시대적 사명을 완수해야 할 것인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요구하는 시대정신이 무엇일까 생각 중이다. 현실 정치에서 자유와 평등의 민주주의 가치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살피고 바꾸는 노력을 원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남 거제 출신인 윤 교수는 부산대 의대를 거쳐 전남대 대학원에서 의학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1982년 7월부터 순천향대 천안병원에서 근무해 왔다.

‘6.15 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남북화해공동행사 남측준비위원회 천안본부’ 상임대표와 ‘천안시 고고평준화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 공동대표, 천안아산경실련 대표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노무현재단 대전세종충남지역위원회 상임대표로 활동 중이다.

이번 지방선거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 경선에서는 지난 대선 때 충남지역 문재인 후보 캠프에서 함께 했던 인사들과 양 의원을 지지하고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열린우리당 천안시장 후보로 출마했다가 당시 구본영 후보에게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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