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구 전 천안시장 불구속 기소…시민단체 윤리심판 청구서 제출

더불어민주당 천안시장 후보로 전력공천 된 구본영 예비후보를 둘러싸고 검찰기소와 시민단체의 중앙당 윤리심판 청구 등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구본영 예비후보 페이스북 캡쳐]

더불어민주당이 6.13지방선거 천안시장 후보로 구본영 직전 천안시장을 전략공천한 가운데, 그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상황들이 악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구 전 시장은 지난 2일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인 선거활동에 나섰지만, 지역내 반발여론은 물론 검찰의 기소와 시민단체의 중앙당 윤리심판 청구까지 이어지면서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대전지검 천안지청은 4일 오후 구본영 더불어민주당 천안시장 예비후보를 정치자금법 위반 및 수뢰 후 부정처사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3가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구 예비후보는 지방선거 시장후보 시절이던 지난 2014년 5월 김병국 씨로부터 2000만 원을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시장 당선 이후 김 씨를 체육회 상임부회장으로 임명한 ‘수뢰 후 부정처사’, 김 씨에게 특정인을 체육회 직원으로 채용하라고 지시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구속영장 발부 당시 적용됐던 혐의에 정치자금법 위반이 추가된 것. 그만큼 검찰이 구 예비후보에 대한 강력한 처벌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이날 천안아산경실련은 민주당 중앙당(윤리심판원)에 윤리심판청구서를 제출했다. 

천안아산경실련 오수균 집행위원장은 “각종비리와 부정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구 예비후보를 전략공천 한 것은 현 정부가 표방하는 적폐청산의 취지와 당헌 당규에도 위배되며 민주주의 절차를 무시하고 65만 천안시민을 우롱한 전 근대적인 발상”이라고 반발했다.

그는 또 “어떤 경우라도 도덕적으로 청렴결백하고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당원이어야 한다는 판단 하에 전략공천 철회와 당에서 출당조치 할 것을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들이 청구한 주요내용은 금품 수수에 대한 검찰 수사를 받는 점, 구속영장집행 후 조건부 보석된 점, 천안시 체육회 비리 사건에 연류 된 점, 천안시 체육회 내의 성추행 사건 축소 및 무마, 구아모 회장 이 씨의 천안시 보훈회관 관리인 부정 채용 건, 천안시청 공주석 노조위원장의 임금 지급 등의 이유로 업무상 배임직무 유기로 고발된 점 등이다. 

자유한국당 '후보사퇴' 연일 공격…구본영 카드 끌고갈 수 있을까

천안아산경실련이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 제출한 윤리심판 청구서. [천안아산경실련 제공]

여기에 자유한국당은 연일 구 예비후보의 도덕적 결함을 거론하며 후보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당 충남도당은 이날 검찰 기소와 관련,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비리 혐의로 구속까지 됐던 구 예비후보를 전략공천으로 포장해가며, 여론조사의 허상에 취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선거 승리에만 집착하는 옹졸함을 드러냈다”면서 “천안시민의 정서는 안중에도 없던 오만함이 부적격자의 전략공천을 빚어냈고, 결국 오늘의 혼란을 초래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또 “범죄로 기소되는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되는 한국당 당헌·당규를 적용한다면, 구 예비후보는 전략공천은커녕 처음부터 부적격자로 판명됐을 것”이라며 “구 예비후보가 스스로의 진퇴를 진중히 결정하지 않는다면, 시민들의 엄중한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시민단체의 반발에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는 상황을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민주당이 구 예비후보의 전략공천을 본선까지 끌고 갈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구 예비후보의 검찰 기소는 예상됐던 만큼 이와 상관없이 선거를 끌고 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도덕성의 타격과 여론 악화에 대한 부담으로 공천이 취소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천안시민 이 모(39) 씨는 “설마 했는데 검찰이 기소까지 했다고 하니 생각이 복잡하다”면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면, 보궐선거를 염두에 두고 투표해야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한편 민주당 충남도당은 군지역 후보군까지 공천을 8일까지 마무리 하고, 이의신청 기간(24시간)이 끝나면 10일~11일께 중앙당 최고위원회 인준을 거쳐 충남지역 예비후보자들의 공천장을 일괄 수령할 예정이다. 예비후보자들은 오는 24일 본 후보 등록 시 선거관리위원회에 공천장을 제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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