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규박사의 의창약창]‘퇴행성관절염’ 알아야할 것들
[정진규박사의 의창약창]‘퇴행성관절염’ 알아야할 것들
  • [충청헤럴드=정진규 의학전문기자(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장. 교수)]
  • 승인 2018.05.1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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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헤럴드= 정진규 의학전문기자(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장. 교수)]
[충청헤럴드=정진규 의학전문기자(충남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장. 교수)]

주말에 시골에 갈 일이 있어서 국도로 차를 몰았다. 초봄이 엊그제였던 것 같았는데 바람결로 봐서 초여름이 온듯했다. 순간 문득 10여 년 전 공중보건의 시절 보건지소에서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많이 만나 뵙던 생각이 들었다. 버스도 잘 다니지 않는 시골에서 필자를 만나러 새벽 일찍 일어나셔서 버스 여러 번 갈아타고 나오시는 그분들을 뵈면 손이라도 꼬옥 잡아드리곤 했었다. 자식 키우시느라 나무껍질처럼 거칠고 굳은살이 배이시고, 손가락 마디마디 옹이처럼 울퉁불퉁한 손. 아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우리들의 어머니, 아버지 손이 아닐까? 그분들의 방문은 주로 관절염이었다.

퇴행성관절염의 증상.

손 관절이나, 무릎이 붓거나 아픈 관절 증상은 연세 드신 분들이 경험하는 가장 흔한 증상중 하나다. 가장 흔히 생기는 부위는 무릎이며, 그 외에 고관절, 손가락 관절 순으로 생긴다.

시작 연령은 남자의 경우에서는 50세, 여자는 40세 이상이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무거운 것을 들거나 서서 일하는 경우가 많은 할아버지의 경우에서는 고관절이 주로 아프며, 쪼그려서 손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 할머니의 경우에서는 무릎과 손가락에 통증이 있다.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다친 적이 있으신 분들은 퇴행성관절염이 더 잘 온다. 퇴행성관절염의 초기증상은 움직일 때 아픈 증상이다.

특히 계단을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 아픈 증상을 느끼는데, 쉬면 좋아지다가 병이 진행함에 따라서 가만히 있어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간혹 뼈 조각이 관절사이에 끼이는 경우 관절이 탁 걸리는 느낌이 있거나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아침에 일어나실 때 관절이 뻣뻣한 느낌이 오는데 자꾸 주물러 주거나 움직이면 대부분 30분 이내에 좋아진다. 가끔 관절을 누르면 통증을 느낄 수도 있으며 심하면 관철이 붓는 것도 경험할 수 있다.

퇴행성관절염의 치료.

퇴행성관절염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안타깝게도 관절염 자체를 예방하거나 완치시키는 약물은 아직까지는 없다. 치료의 목적은 통증을 가라앉게 하고, 좀 더 생활하시는데 편하도록 도움을 주는 데에 있다.

약물은 진통소염제와 스테로이드 등이 있으며 예전보다 부작용이 더 적고 효과가 좋은 약물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또한 글루코사민과 같이 관절에 좋다는 영양제도 많이 나와 있다.하지만 가격대비 효과가 뛰어나지 않기 때문에 현재 권장사항은 아니다.

그 외 관절강내 주사, 물리치료, 침술이나 전기침 등이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특히 걷기조차 힘들고, 밤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는 경우와 같이 아주 심한 경우에는 수술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먹는 약과 주사와 시술이 퇴행성관절염을 조금 덜 고생스럽게 할 수 있지만, 완치되는 질병은 아니다. 따라서 예방이 중요한 치료의 하나이다. 이러한 예방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관절에 일을 덜 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다. 그런데, 할 일이 태산 같은데 관절 나빠진다고 어떻게 일을 안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중요한 것이 체중 조절이다.

일반적으로 2kg의 체중증가가 있으면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약 5배 약 10kg하중이 가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지금도 주변에 어르신들을 보면 음식 버리면 죄 된다고 억지로 남은 음식 드시는 분들을 많이 보게된다. 물론 보기에 안 좋을 수는 있지만 과식은 체중을 증가시켜 성인병 뿐 아니라 관절에도 아주 안 좋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또한 생활습관도 문제다.

서구화 되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앉아서 생활하는 일이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쪼그려서 빨래를 하거나 일을 하시는 것, 방바닥에 앉아서 식사하고 TV를 보는 것, 이런 것들이 무릎에 큰 부담을 주게 된다.

한 연구에서는 쪼그려 앉았을 때는 서있을 때보다 8배나 더 큰 무리가 간다고 하니, 될 수 있으면 의자를 놓고 앉아서 생활을 하여야겠다. 계단에 내려갈 때는 아픈 쪽 다리를 먼저 내려놓고, 올라갈 때 아프지 않은 쪽 다리를 먼저 딛는 것도 무릎 충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지팡이를 짚을 때는 아픈 쪽으로 짚는 게 아니라, 아픈 쪽 반대쪽으로 짚으시는 것이 더 도움이 된다.

퇴행성관절염의 운동 및 생활수칙.

관절염에는 체중이 실리지 않는 운동이 좋다. 이런 운동에는 수영 (혹은 수영장에서 걷기)이나 자전거 타기 운동이 있다. 그 외 걷기 운동을 하실 수 있는데, 이왕이면 돌이 많이 깔린 험한 길보다 부드럽고 평평한 길로 가는 게 좋을 것이다. 지나치게 빨리 걸으면 무릎에 부담을 많이 주기 때문에 아프지 않을 정도로 하면 된다.

이때 신발은 비싸고 이쁜 것보다는 발바닥 충격을 흡수할 수 있게 스폰지가 깔린 것이 좋고, 신어서 적당히 발가락이 움직일 수 있으면 좋다. 또 신발을 신을 때 구부리면 허리에 무리가 올수 있으니 긴 구두주걱을 쓰는 게 좋겠다.

처음 걸었을 때 장딴지에 통증을 느낀다면 그것은 준비운동이 부족했기 때문이니, 천천히 오 분 이상 준비운동 한다고 생각하며 걷다가 점차 빨리 걷는 것이 좋다. 요즘 반신욕이라고 해서 많이 하시는데, 어깨가 아프신 분은 긴 때밀이 수건을 쓰고, 의자에 앉아서 샤워를 하시는게 덜 힘들 것이다.

또한 미끄러지는 경우 골절이 생길 수 있으므로 미끄럼 방지 고무판을 쓰고, 슬리퍼가 안 미끄러지는 것을 준비해야 하고, 벽에 손잡이를 달아서 그걸 잡고 움직이시는 것이 좋다. 체중이 늘면 관절에 무리가 많이 가기 때문에 몸무게가 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 외 관절염이 있으신 분들은 대체로 잘 움직이지 않으셔서 변비가 생기기 쉽기 때문에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과일, 야채, 잡곡밥과 같은 음식으로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관절이 아프셔도 내색 안하시고 살림 하시고, 밖에 나가 일하시고, 무거운 것을 들으시고, 손주 한 번 덥석 안아주시는 우리의 어머니, 아버지들. 어서 빨리 그분들을 위해 젊고 건강한 관절을 갖도록 해주는 좋은 치료법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다시 한 번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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