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충남도당 “민주당 찍지 않으면 노예인가?” 맹비난

12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박수현 예비후보.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노예'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충남지사 경선에 도전했다가, 낙마했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의 발언이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당 예비후보를 지지연설 중 “언제까지 노예로 살 것인가”라는 발언을 두고 자유한국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

자유한국당 충남도당(이하 충남도당)은 11일 논평을 통해 이 사안과 관련, “박수현 씨는 부여군민을 노예로 보는가”라고 발끈했다.

충남도당에 따르면, 박 전 대변인은 지난 7일 부여의 김기서 민주당 광역의원 후보 사무실 개소식에서 ‘노예’, ‘굴종’ 등의 단어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당은 “박수현 씨는 부여군민들을 변화가 두려워 용기를 내지 못하는 굴종하는 노예라는 망언을 했다. 또 민주당을 찍지 않고 자유한국당을 찍어주면 주인이 아니라고 말했다. 부여군민들을 노예라고 표현한 것은 참을 수 없는 모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입(전 청와대 대변인)이었던 사람의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악취발언”이라며 “박수현 씨는 차마 입에 담기 부끄러운 문제에 휘말려 본인 스스로 충남도지사 후보의 자리에서 물러난 자다. 무슨 낯으로 충남도민 앞에서 입을 열고 부여군민들에게 호소하는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라고 공격했다.

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추행 파문까지 거론한 뒤 “두 사람이 부여뿐 아니라 충남도민 전체에게 안긴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고 있다. 도민은 당신들의 존재 자체가 부끄러워 쉬쉬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자숙하고 있어야 할 자가 백주대낮을 활보하며 부여군민의 명예를 더럽히고 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정당을 떠나, 당신의 입을 통해 백제가 거론되고 부여가 거론되는 것 자체가 부여군민과 충남도민 전체의 자존심을 훼손시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수신제가(修身齊家) 후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라고 했다. 아무리 선거판이라고 하지만, 자신이 단상에 서서 마이크 잡고 떠들 자격이 있는지 먼저 생각하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수현 전 대변인은 일반적인 정치상황을 설명한 것일뿐이라며, 오히려 한국당이 말꼬리잡기로 지방선거의 논점을 흐리고 있다고 반박했다.

<충청헤럴드>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변인은 “중앙뿐 아니라 지방정부에서도 토호세력 등 적폐청산이 필요하다는 일반적인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지 부여지역을 특정지은 것이 아니다”라며 “저는 험지에 와서 어느 누구보다 부여군민을 존경하고 섬기기 위해 뼈를 가는 심정으로 노력해 온 사람이다. 군민들이 더 잘 알고 계신다”고 해명했다.

이어 “한국당이 그런 말꼬리 잡기로 지방선거의 소중한 기회를 흐리려 한다. 이를 자체적으로 해석한 한국당의 논평에 일일이 대응할 생각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개소식 당시 박 전 대변인은 “지방에는 한 번 권력을 잡으면 내놓지 않는 토호세력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적폐, 이것을 떼지 않고는 삶이 변할 수 없다”며 “민주당의 후보를 당선시키는 것이 바로 부여군민이 주인인 삶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명심해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언제까지 그들의 노예로 살 것인가? 언제까지 굴종해서 살 것인가. 6.13지방선거 (민주당) 후보자들을 당선시키는 것이 당당하게 부여의 주인은 우리라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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