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계기 당진 무형문화유산 관심 높아

2013년 개최된 평화통일 기원 줄다리기 행사 사진.

충남 당진을 대표하는 무형문화유산인 면천두견주가 남북 정상회담 만찬주로 화제를 모은데 이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기지시줄다리기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약 50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기지시줄다리기는 수상(水上) 마을과 수하(水下) 마을이 편을 나눠 겨루는 줄다리기로, ‘의여차 줄로 하나 되는 세상’이라는 축제 주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승패를 가르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수상이 이기면 그 해에 나라가 평안하고 수하가 이기면 풍년이 들기 때문에 어느 쪽이 이겨도 상관없는 기지시줄다리기가 남북 평화를 기원하는 매개체로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진에서는 이미 지난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남북한 평화통일 줄다리기 사업을 추진해 왔다.

당시 통일부와 평화통일불교협회 등 다양한 기관과 행사를 추진해 2013년 6월 15일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의여차! 줄로 하나 되는 한민족’을 주제로 기지시줄다리기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지만 이후 남북 관계 경색으로 사업이 더 이상 추진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올해는 당시와 달리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평화무드가 이어지고 있어 평화기원 줄다리기가 추진된다면 남과 북이 함께 줄을 당기는 장관을 연출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또한 지난 2011년 남북교류 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충남도가 이번 남북정상회담 이후 전문가와 관계자들과 함께 ‘킥오프 미팅’을 갖고 남북교류사업의 대표사업으로 ‘남북 평화통일 기지시줄다리기’를 거론했다는 점도 행사 개최 가능성을 높여준다.

시 관계자는 “2013년 파주에서 평화통일 기원 줄다리기를 개최했던 경험이 있고 지속적으로 통일부를 비롯한 관계기관에 통일 줄다리기를 제안했기 때문에 관련 부처와의 협의와 북측의 동의만 이뤄진다면 개최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기지시줄다리기가 한반도 평화에 보탬이 될 수 있다면 당진시민들의 자긍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줄다리기는 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전국적으로 널리 행해졌었던 만큼 북한에서도 줄다리기가 성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 총독부의 의뢰로 무라야마 지준(1891~1968)이 조사해 1941년에 간행한 ‘조선의 향토오락’에 따르면 벼농사가 가능한 황해도와 주요 도시, 평안남도 등에서 줄다리기가 전승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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