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대전소재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가연성폐기물시설에서 불이 난데 이어 16일에는 이와 인접한 한전원자력연료(사장 정상봉) 응급실에서 폭발사고가 났다.

다행히 사고 현장이 원자력 연료인 우라늄 등 방사성 물질과는 관련이 없는 시설이어서 방사성 물질 누출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대전 원자력 시설에서 최근 화재와 폭발 사고가 잇따르면서 인근 주민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이곳 원자력 시설 인근에는 대단위 아파트가 밀집, 3만 여명의 살고 있다.

지난 1월 대전소재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가연성폐기물시설에서 불이 난데 이어 16일에는 이와 인접한 한전원자력연료(사장 정상봉) 응급실에서 폭발사고가 났다.[사진=한국원자력연료 홈페이지]
지난 1월 대전소재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가연성폐기물시설에서 불이 난데 이어 16일에는 이와 인접한 한전원자력연료(사장 정상봉) 응급실에서 폭발사고가 났다.[사진=한국원자력연료 홈페이지]

경수로 및 중수로용 원자력 연료를 생산하는 대전 유성구 한전원자력연료 부품동 1층에 있는 레이저 용접실에서 16일 오후 2시 22분쯤 이곳 집진(먼지·가스를 모으는 시설) 설비를 증설하던 중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폭발 후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A씨가 양손 등에 2도 화상을 입는 등 모두 6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저 치료를 받고 있다. 

폭발은 용접 작업을 하고 나서 생기는 '흄'을 모으는 집진 시설을 증설하던 중 관을 절단하면서 튄 불티가 관 안에 있던 흄과 반응하면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원자력연료 관계자는 "용접할 때 발생하는 가스 등을 모아 저장하는 곳으로보내는 관이 있는데, 그 관을 절단하는 작업 중 폭발사고가 났다"며 "용접을 할 때 인화물질인 '흄'이 발생하는데 여기에 불꽃이 튀면서 폭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폭발이 난 곳은 원자력연료인 우라늄 등 방사성물질과는 관련이 없는 시설"이라며 "사고 직후 방사능 측정을 했는데 자연방사능 수치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대전소방본부도 사고 직후 방사능 수치를 측정한 결과 100nSv/h로 나와 정상 수준인 것을 확인했다.

한전원자력연료는 경수로 및 중수로용 원자력 연료를 생산하고 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한전원자력연료와 붙어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가연성 폐기물 처리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외벽 수도배관 동파방지용 열선 과열로 불이 나면서 외벽과 지붕 150㎡가 탔다.

여기에다 연구원은 미흡한 초동대처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사과문을 내기도 했다.

앞서 원자력연구원은 지난 2016년 9월 제염실험에 쓴 콘크리트 0.2t을 일반 콘크리트폐기물에 섞어 버리는 등 방사성 폐기물 처분 절차를 지키지 않고 무단으로 폐기해 지역 사회의 공분을 샀다.

중요한 기록을 조작하거나 누락하는 등 원자력안전법을 총 36건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원자력을 다루는 시설에서 잇따라 사고가 나자 시민과 환경단체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16일오후 폭발사고로 불에 탄 한국원자력연구원 가연성 폐기물 처리시설 인근 모습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16일오후 폭발사고로 불에 탄 한국원자력연구원 가연성 폐기물 처리시설 인근 모습 [사진=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편 주민 장모(57·.유성구 관평동)씨는 "한전원자력연료에서 폭발사고가 TV뉴스를 보고 집으로 전화했더니 가족들이 크게 놀랐더라"며 "대전이 원자력 시설에 각종 사고가 계속 발생하니 불안해서 살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이경자 핵재처리실험저지30㎞연대 집행위원장도 언론들과의 통화에서 "폭발 소식에 주민들이 깜짝 놀란 상황"이라며 "일단 방사성 물질 노출 여부가 가장 궁금했는데, 회사 측의 폭발사고에 대한 설명에도 불안감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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