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에 얼마만에 왔는가 몰러. 어찌나 재밌던지 2시간이 후딱 지나갔어. 눈앞에서 차가 날라다녔당께"

유천동 김영자(75)할머니는 발갛게 상기된 표정과 들뜬 목소리로 영화관에서 나온다.

노인들에겐 영화관까지의 이동이 쉽지 않다. 만원여가량의 관람료도 적지 않은 액수다. 이들에게 영화관람은 젊은 사람들만의 전유물로만 여겨지기도 한다.

19일 유천동 노인 50명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생겼다. 팝콘과 음료를 손에 들고 도란도란 영화 '탐정' 관람과 함께 갈비탕 점심으로 일명 '소확행(일상에서의 작지만 진정한 행복)'하루를 보낸것. 유천2동 자원봉사협의회(회장 유재경)의 아이디어와 실천을 통해 가능했다.

10여명의 자원봉사협의회원은 승합차 2대와 승용차 4대로 동 주민센터에서 영화관까지 어르신 수송작전을 펼쳤다. 차량 좌석이 부족해 2번의 왕복 끝에 모든 노인들을 영화관까지 이송했다.

유재경 회장은 "어르신들이 아이처럼 즐거워하시는 모습에 오늘 봉사의 수고로움이 싹 달아났다"며, "앞으로도 우리 동네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봉사와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유천2동 자원봉사협의회의 봉사활동은 이뿐만 아니라 마을 환경정화, 국경일 태극기 달기 캠페인, 독거노인·장애인 가정청소, 반찬봉사, 저소득 가정 집수리 등 소외된 이웃에 사랑을 전하기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