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국회에서는 전·후반기 국회의장단에 충청도 출신 국회의원이 들어가는 데 실패했다.

국회의장과 부의장 경선에 나섰던 충청권 국회의원이 당내 경선에서 아쉽게 모두 패한 것이다.

​이번 후반기 국회의장에는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5선의 박병석 의원(66.대전 서갑)이, 부의장에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 정진석 의원(58.충남공주 부여 청양)이 각각 당내 양자 구도로 경선했으나, 분루를 삼켜야 했다.

지난 5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문희상 의원(오른쪽)이 함께 출마했던 박병석 의원의 축하를 받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5월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서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문희상 의원(오른쪽)이 함께 출마했던 박병석 의원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의원과 정 의원은 서울에 본사를 둔 언론사의 기자 출신이다.

제20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로 재도전에 나섰던 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이 당내 경선에서 문희상 의원(73.6선.경기도 의정부갑)에 석패했다.

박 의원이 경선에서 아쉽게 패하면서 강창희 전 의장(19대 국회 전반기)에 이어 두 번째 충청권 출신 의장 배출의 희망이 사라졌다.

민주당에서는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 투표 결과 116표 가운데 67표를 얻은 문 의원이 승리했다. 박 의원은 47표 득표로 선전했으나 20표가 모자랐다. 무효표는 2표 나왔다.

앞서 박 의원과 문 의원은 지난 2016년 제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경선에서도 격돌했다. 그러나 당시 6선의 정세균 의원(서울 종로)이 이겼다. 당시 문 의원은 총 121표 중 35표를, 박 의원은 9표를 각각 얻었다. 정세균 의원이 71표를 얻으며 의장직에 올랐다.

박 의원은 지난 5월 의장 후보 경선에서 의원이 39명이나 되는 경기도 출신 의원들에 수적열세를 절감했다. 충청권은 다 합쳐도 11명에 그친다. 동수라도 선수(選數)와 나이에서도 문 의원에 밀린 것이 패인으로 분석된다.

그는 지난 2000년 제 16대부터 충청권에서 흔치 않은 내리 5선을 한 중앙일보 산업경제부국장과 베이징특파원을 지낸 언론인이다.

초선 때부터 최우수 국회의원에 한해도 쉬지 않고 선정되는 등 성실하며 계파색이 없는데다, 당의 위기마다 통합과 중재자의 선봉이었다. KTX를 제일 많이 타는 의원으로 정평이 날 정도로 지역구에 매진하는 모습은 널리 알려져 있다. 

후반기 국회부의장 몫으로 한국당에 1석이 배정된 자리에 충청 출신 정진석 의원이 출마했으나 경선 끝에 패했다.

충청 정가에서는 "박 의원이나 정 의원은 국회의장, 부의장감으로 능력이나 자질, 성실성, 리더십 등은 충분한데 충청도라는 국회의원수가 적은 곳의 출신이라 의원 수가 많은 곳의 국회의원과의 경선에서 진 것"이라는 동정론도 나왔다.  

충청권의 경우 지난 19대 국회 전반기 때 새누리당 강창희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부의장을 맡은 후 4년 만에 다시 의장과 부의장 배출이 관심사였다.

그도 한국일보 정치부장, 논설위원과  워싱턴 특파원출신의 언론인이다.

toadboy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주영 의원이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등 지도부와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 정진석 의원, 이주영 의원, 김성태 권한대행, 안상수 비대위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장, 함진규 정책위의장[사진=연합뉴스]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로 선출된 이주영 의원이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등 지도부와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 정진석 의원, 이주영 의원, 김성태 권한대행, 안상수 비대위 구성을 위한 준비위원장, 함진규 정책위의장[사진=연합뉴스]

한국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부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무기명 투표를  했다. 그 결과 이 의원은 재석의원 101명의 투표참여 의원 중 과반 이상의 지지를 받아 한국당 부의장 후보로 최종 결정됐다.

한 후보가 과반을 득표하면 더는 개표하지 않기로 한 방침에 따라 이 의원의 정확한 득표수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패한 정 의원의 능력과 리더십, 역량을 충분히 검증됐다는 평가다.

단지 대구.경북지역 출신들이 충청권 의원보다 배이상 많은데다, 이 의원이 당내 원내대표 등에 나섰지만 모두 고배를 마셔 동정론이 일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투표에 앞선 정견발표에서 정 의원은 "부의장 방이 우리당 진로를 논의하는 사랑방이 되도록하겠다"며 "(제가) 중재자로서 당의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을 위해 중심을 잡도록 해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 의원은 "여당 출신 의장이 과거에 보였던 것처럼 중립적 위치를 망각하고 편파 독주를 이어갈 때 결단코 좌시하지 않겠다"며 지지를 부탁했다.

이 의원은 경남 창원 마산합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5선 의원으로,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장과 박근혜정부 시절 해양수산부 장관 등을 지냈다.

정 의원이 국회부의장 진출이 실패하면서 관심을 모았던 같은 지역구 경쟁자인 민주당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과의 만남도 불발됐다.

박 전 대변인은 문희상 국회의장 내정자의 비서실장으로 임명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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