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박정민화가]
[그림=박정민화가]

그대는 늙어 보았는가 

젊은 시절엔 노인은
처음부터 노인인 줄 알았다
시대 뒤떨어져 말도 통하지 않고
고집불통인 줄 알았다

늙어보니
마음은 늙는 것이 아니고
푸른 바탕에 붉은 심장으로 펄떡이더라

늙으니 좋은 것도 많아
도저히 이해 못 해 뒤척인 밤들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눈길 마음 길 잡으러 애쓰던 사랑도
그것만이 사랑이 아님을 알고
멀리 두고 사랑하는 여유도 있더라

남을 위해 헌신한 날들로
젊음을 보냈지만 이젠 왜 고통스러웠는지 알겠더라

준 만큼 받으려고 했고
담쟁이처럼 기어올라 성취욕을 즐겼지만
다 부질없음을 알겠더라

늙어보니 아주 작고
당연 한 것에 감사하게 되고
행복이 무엇인 줄 알겠더라

새벽이 오면
그 한 날을 산다는 것
어둠이 내리면 조용히 나를 관조하는 것

그런 소소한 일상이 행복이란 걸
늙어보니 알겠더라
그래서 나는

마음이 여유로운 지금이 좋다

글/양경숙
그림/미전 박정민작품 (첫눈오시던 날)

 

서양화가 박정민 화백은 대전시 중구 유천동 미전갤러리 대표다. 박 화백은 개인전 6회를 비롯해 부스 개인전 5회, 단체전 및 초대전, 교류전 126회 등 다수의 초대전 및 단체전에 참여했다. 대한민국 공모전 특선 및 입선 36회 등을 수상했다. 현재는 (사)환경미술협회 여성분과 이사와 (사)한국예술문화진흥회 양화분과 이사, 한-중 교류회 양화분과 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충청헤럴드]

 

저작권자 © 충청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