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거주하는 여성 A씨는 지난 18일 정오가 막 지난 시간에 검사라는 남성의 전화를 받았다.  
그 남자는 "A씨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며 "현금 800만원을 찾아 서울 금융감독원 앞으로 와서 직원에게 주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감원 직원과 만날 때까지 누구에게도 이런 사실을 이야기하면 안된다"며 "만약 발설하면 처벌을 받는다"고 했다.  
A씨는 인근 은행 두 군데에서 800만원을 뽑아 서울로 향했다.

검사사칭 보이스 피싱[사진=연합뉴스]
검사사칭 보이스 피싱[사진=연합뉴스]

A씨는 서울행 KTX를 타려고 부산역으로 가면서 "친구가 교통사고가 나서 병문안 간다"고 가족에게 말했다. 
낯선 남자와 A씨가 통화할 때 곁에 있던 남동생이 어머니에게 "누나가 검사와 통화하고 불안한 표정으로 나갔다"고 말했고, A씨 어머니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위치추적으로 A씨가 KTX를 타고 동대구역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을 확인, A 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가 않됐다.  
A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계속 통화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A씨 어머니와 경찰은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 SNS 영상통화 등으로 끈질기게 연락을 시도했다.

얼마 후 결국 A씨한테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려왔다.
경찰은 불안에 떨던 A씨를 안심시키고 나서 "보이스피싱에 속았다. 동대구역에서 내리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A씨는 그제서야 오후 4시 30분쯤 동대구역에 하차했다. 경찰은 동대구역 철도공안에 미리 연락해 울고 있는 A씨를 임시 보호하게 하고 나서, 대구경찰청에 요청해 A씨를 경찰 지구대에서 보호하도록 했다. 어머니를 만난 A씨는 펑펑 울었고, A씨 가족은 경찰의 신속한 조치로 보이스피싱 사기에 걸려들지 않았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경찰은 "A씨가 부산에 살아 서울과 먼 거리였으니까, 시간적 여유라도 있었지 대전이나 세종, 천안, 오송 등이었다면 꼼짝없이 당할 수도 있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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