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내 최다선인 7선에다 충청출신인 이해찬 의원(세종지역구)이 지난 20일 당 대표에 출마하자 충남.충북이 긴장하고 있다.

이 의원과 이춘희 세종시장 등이 근래 KTX 세종역 신설을 공약하며 추진에 나섰기 때문이다.

친문(친문재인)계 좌장인 이 의원이 집권여당의 대표가 될 경우 충남과 충북이 반대해온 KTX 세종역 신설에 적극 나설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8.25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경선에 출마하자 KTX세종역 신설을 둘러싸고 충남.충북의 기류가 미묘하다.{사진=TJB뉴스켑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8.25일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자 KTX세종역 신설을 둘러싸고 충남.충북의 기류가 미묘하다.[사진=TJB뉴스켑처]

충남은 이 의원과 이 시장이 추진하는 KTX 세종역 인근에 KTX 공주역이, 충북은 KTX 오송역이 있어 물동량과 승객분산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충청정가에서는 이 의원이 8.25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의 당대표 경선에서 선두권을 형성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냈고, 현재도 노무현 재단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서는 등 친노(친 노무현)·친문계 좌장이다.

이해찬 국회의원이 KTX세종역신설을 제 20대 총선 공약을 발표하는 모습[사진=네이버 블로그 켑처]
제 20대 총선 당시 이해찬 국회의원이 KTX 세종역 신설 공약을 발표하는 모습[사진=네이버 블로그 켑처]

이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이춘희 세종시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충남·충북이 반대하는 KTX 세종역 신설 재추진 의사를 공약화했다.

KTX 세종역이 신설되면 충남은 남공주역이, 충북은 오송역이 지금보다 크게 위축될 것으로 분석하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세종역 신설을 두고 충남과 충북, 세종 간에 갈등이 표면화된지는 오래전의 일이다.

이를 반대하기는 충북이 더 거세다.

충남은 공주를 중심으로 이를 반대해왔지만, 충북은 충북도, 청주시 및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KTX 세종역 저지를 위한 충북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저지운동을 벌여 왔다. 

작년 5.9 대선 때도 KTX 세종역 신설이 이슈화됐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대선기간 청주 유세에서 “세종역 설치 여부는 충청권 지자체의 합의에 따르겠다”고 밝히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세종역 신설을 반대하는 충북시민단체행사{사진=충북MBC켑처]
세종역 신설을 반대하는 충북시민단체행사 [사진=충북MBC켑처]

여기에다, 지난해 5월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시행한 '사전 타당성 조사 용역'에서 경제성 대비 편익성(B/C)이 0.59로 나오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통상적으로 국책 SOC 사업은 편익성 조사 결과가 1에 못 미치면 사업 시행이 어렵고, 최소 0.8 이상은 돼야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이 의원이 지난해 7월 “유성 등 대전의 북부지역과 세종지역을 포함하면 타당성 조사에서 편익성(B/C)가 충분히 나올 것”이라고 밝히며 KTX 세종역 신설 의지를 재확인시켰다.

이와함께 이춘희 세종시장도 6월 지방선거에서 재선된 뒤 이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세종시는 지난 16일 한국철도시설공단과 ‘KTX 세종역 설치 사전타당성’ 재조사를 위한 관계 기관 업무협의를 갖는 등 사업 재추진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KTX오송역{사진= 대전MBC켑처}
KTX오송역[사진= 대전MBC켑처]

세종시민 김모씨(51.아름동)는 "인구 50만의 행정중심도시에 KTX역이 없다는게 말이 안된다"면서 "세종역을 신설하든지, 아니면 인근 역을 세종역으로 개명하든 지 하는게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의원이 대표 출마를 공식화하자, 충북도와 시민단체들이 긴장하는 분위기이다.

충북도의 고위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무리 여당 대표가 된다 해도 타당성 조사 결과가 있는데, 마음대로 (세종역 신설을) 재추진할 수 있겠냐”면서도 “하지만 불안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최윤정 충북청주경실련 사무처장도 한 언론에서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된다 해도 문재인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을 생각하면 충청권 공조가 깨지기 때문에 (세종역 신설을)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는 우리의 바람이고, 사실은 걱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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