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정례기자회견…유병국 의장 인사청문회 ‘범위가 관건’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2일 문재인정부의 인사와 관련, 사실상 ‘충청권홀대론’을 인정하며 문제제기 의지를 내비쳤다.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2일 문재인정부의 인사와 관련, 사실상 ‘충청권홀대론’을 인정하며 문제제기 의지를 내비쳤다. 

양 지사는 이날 취임 이후 첫 정례 기자회견에서 청와대 인사의 충청홀대론에 대한 질문에 “더 면밀히 분석해봐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특정지역에 대한 홀대가 있거나 집중된 현상이 있어서는 안 된다. 공정하고 지역적으로 형평적인 인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사실상 충청권 인사의 기근현상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홀대라는 건 자칫 지역감정으로 비화될 수 있다. 예전에 ‘핫바지론’으로 충청인들이 분노하고 지역감정이 유발된 적이 있었다”며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충분히 문제를 제기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충청권을 대표하는 이해찬 후보는 7선에 총리까지 지낸 대한민국의 거목 정치인이다. 다른 후보들도 잘 알고 있지만 이해찬 후보에 대한 감정은 특별하다. 다만 도지사라는 신분상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방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에둘러 지지의사를 표현했다.

양 지사는 또 충남도의회 유병국 의장이 최근 언론인터뷰를 통해 ‘인사청문회’ 도입 의지를 밝힌 것과 관련, “언론보도는 접했다. 다만 구체적 내용을 파악하진 못했다”며 “정무부지사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 공공기관장까지 할 것인지 대상이 중요하다. 중앙정부도 행정 각료만 실시하고 공공기관은 하지 않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꼭 중앙정부를 따라할 이유는 없지만, 공공기관장을 하지 않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며 “유용성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지만 범위 문제를 깊이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여지를 남겼다.

계속해서 공공기관장 인선방향에 대해 “공공기관장은 정무직이다. 그러다보니 도정목표와 철학, 가치관을 공유하는 선거캠프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이 많이 거론된다”면서도 “다만 거기에 매몰돼 결정하진 않겠다. 능력, 지역, 성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적재적소 인사라는 평가를 받도록 하겠다”고 시사했다.

관용차량 비판 "문제의식 못 느꼈었다"…"아동수당, 어떻게든 추진할 것"

양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매월 첫째주 목요일 정례적으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시장·군수 간담회에서 언급된 아동수당 등 현금 지급 방식의 복지정책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당연한 주장이다. 중앙정부에서도 늘 논의되는 문제다. 단지 도지사 입장에서는 현금을 지급해야만 양육비 부담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시장·군수님과 긴밀히 협의해 어떤 일이 있어도 추진하려는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관용차 교체 논란에는 다소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양 지사는 “인수위 시절 전임 지사의 여러 문제(여비서 성추행 의혹)가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솔직히 논의 당시에는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다”면서 “교체시기가 되지 않았는데 교체했다는 지적은 달게 받겠다.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하지만 마치 저만 관용차를 교체했다는 식의 부자비한 비판은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새로 임기를 시작하는 입장인데, 감정적인 문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최근 지역의 최대 현안이었던 라돈침대 사태와 관련해서는 “초기대응이 적절치 못했다. 방사능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도민에게 설명하고 정보를 공유했다면 이정도의 사태는 없었을 것”이라며 “천안과 당진이 갈등 아닌 갈등을 야기한 데에 대해 충남도도 일정한 책임이 있다. 아직 해체작업 이후 잔해물 처리 문제가 남아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밖에 최근 “재보궐선거 유발 정당이 선거비용을 책임지게 해야 한다”는 자유한국당 홍문표(예산·홍성)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한다. 그런데 그런 논리라면 한국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돼 실시된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말았어야 했다. 그렇게 특정 정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다면 선거의 왜곡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충언했다.

한편 양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매월 첫째주 목요일 정례적으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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