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기자 출신인 정동영 의원(65·4선.JDY)이 민주평화당의 새 대표로 5일 선출됐다.

전국에서 정당지지율 1%에 그치고, '정의와 평화'라는 정의당과 함께 국회 원내교섭단체를 이뤘으나 정의당 노회찬 의원이 유명을 달리해 그마저 무너져 당존립 위기 상태에서 그가 선장이 됐다.

지난 2007년 더불어민주당의 전신 대통합민주신당 주자로 대선 레이스에 나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게 쓴잔을 마신 뒤 오랜 풍찬노숙을 하다 또 다른 진보민주진영의 중심축이 됐다.

방송기자출신인 정동영 의원(65·4선.JDY)이 민주평화당 새 대표로 5일 선출됐다.[사진=연합뉴스]
방송기자 출신인 정동영 의원(65·4선.JDY)이 민주평화당 새 대표로 5일 선출됐다.[사진=연합뉴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표자대회에서 68.75%의 최고 득표를 했다. 최고위원에는 유성엽(3선), 최경환(초선) 의원과 민영삼 최고위원, 허영 인천시당위원장 등 4명이 당선됐다.
민생개혁을 기치로 내건 정 의원은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세간의 비판과 유성엽·최경환이라는 신진세력의 도전을 물리치고 11년만에 당대표를 맡은 것이다.

그는 1953년 전라북도 순창 출생으로 전주초·전주북중·전주고를 거쳐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학창시절 반(反)유신 투쟁을 벌이다 투옥되기도 했고, MBC에 입사해선 LA특파원·뉴스데스크 앵커 등을 거치며 스타 기자로 활약했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1996년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한 뒤 같은 해 15대 총선에서 전주시 덕진구에 출마해 전국 최다 득표로 화려하게 국회에 입성, 당대변인을 맡았다. 

방송기자출신인 정동영 의원(65·4선.JDY)이 민주평화당 새 대표로 5일 선출됐다.[사진=연합뉴스]
방송기자 출신인 정동영 의원(65·4선.JDY)이 민주평화당 새 대표로 5일 선출됐다.[사진=연합뉴스]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 당시 천정배·신기남 의원 등 당내 소장파와 함께 '정풍 운동'을 주도했고, 40대 나이로 새천년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하는 등 야권 간판 정치인으로 급성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 출범 후인 2003년, 국회의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 사태 이후 민주당을 탈당해 이해찬, 천정배 의원 등과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뒤 당의장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다. 
이어 2007년 17대 대선 당시 여당인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로 나섰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역대 대선 사상 최다 득표 차로 대패하며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2009년 탈당 후 무소속으로 전주 덕진을에 출마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지만, 2012년 19대 총선에 이어 2015년 관악을 재보선에서 거푸 쓴 맛을 봤고, 수차례 탈당을 반복한 것 때문에 이미지에 상처를 입었다.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와 손잡고 호남에서 '녹색바람'을 일으키는 데 일조했지만 화학적 결합을 이루지 못한 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 문제로 내홍을 겪자 올해 2월 국민의당을 탈당해 평화당 창당에 동참했다. 
평화당이 창당 후 첫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 꾸린 '정동영호'는 출항과 동시에 해결해야 할 많은 숙제를 마주해야 한다. 최하위인 지지율을 끌어올려 당의 존재감을 높이는 것이 정 대표에게 주어진 최우선 당면 과제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평화당은 1~3%대의 지지율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아울러 6월 지방선거 패배를 거치며 부각된 당내 분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무거운 짐도 어깨에 짊어지게 됐다.  
평화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을 1명도 배출하지 못하고, 당의 지지기반인 호남(광주·전라)에서조차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밀려 패배하는 등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여당인 민주당이 집권 기반 강화를 위해 화두로 내세운 '협치' 국면에서 관계 설정은 당의 존립을 가를 중요한 숙제다. 
당내 중진들은 공공연히 '개혁입법연대' 필요성을 주창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형국이지만 정작 파트너인 여권에선 선뜻 손을 내밀지 않고 있다. 

민주당으로선 평화당을 받아들여도 현재 국회 지형을 바꿀 수없다는 점에서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고 있다.
노회찬 정의당 전 의원 별세 이후 공동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개혁입법연대' 노선을 주창했다가 되레  '2중대' 비판에만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정계개편의 격랑에서 그의 묘책이 궁금하다.

때문에 그는 1년 9개월 남은 오는 2020년 제21대 총선까지 여권과 건강한 협력관계를 이어가며 자강의 내실을 챙겨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인물정보]

▲전북 순창(65) ▲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 ▲MBC 미국 LA특파원·뉴스데스크 앵커 ▲제15·16·18·20대 국회의원 ▲열린우리당 당의장 ▲제31대 통일부장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장 ▲민주당 최고위원 ▲대통합민주신당 제17대 대통령 선거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국민의당 국가대개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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