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은 입추(立秋)다. 가을로 접어든다는 절기다.

폭염에 진땀을 뺀 국민들이 전기요금 누진제로 냉방기기는 장식품이라며 누진제 개선을 외쳤으나, 귀를 막은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시적인 요금완화지시를 내리고 나서야 움직였다.

때문에 입추가 되서야 누진제 전기요금 완화가 이뤄질 조짐이나, 생색만 내는 것은 아닌지 두고 볼일이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7일 7.8월분에 대해 한시적으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7일 7.8월분에 대해 한시적으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사진=나지흠 기자]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7일 7.8월분에 대해 한시적으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사진=나지흠 기자]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되는데도 일반 가정에서는 전기요금 누진제로 인한 가계지출을 우려, 냉방기기를 제대로 사용하지 않는데 따른 지원대책이다.

그러나 지난 6월부터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난에 전기요금 누진제 폐지 및 개선을 요구하는 글이 쇄도했으나 굼뜬 행정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발표에 앞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폭염으로 인한 전기요금 지원 대책 당정협의'도 연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 의장 등 여당 지도부는 물론, 산업부 백 장관과 에너지자원실장 등이 참석한다.

백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 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폭염에 따른 전기요금 지원 대책을 브리핑할 예정이다.

정부가 내놓을 지원 대책에는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7~8월 한시적 완화 ▲저소득층 전기요금 지원 강화 등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7일 7.8월분에 대해 한시적으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대전의 한 상가 에어컨 실외기[사진=나지흠 기자]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7일 7.8월분에 대해 한시적으로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대전의 한 상가 에어컨 실외기[사진=나지흠 기자]

누진제 한시적 완화와 관련해서는 구간별 할당 사용량을 늘리거나 구간별 요율을 인하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6단계 누진제가 시행되던 2016년에도 7~9월 구간별 사용량을 50kWh씩 확대한 것을 감안하면 3단계 체계인 현재는 100kWh씩 확대가 예상된다.  
구체적으로는 월 201~400kWh인 2단계 구간을 500kWh로 임시 확대하는 방안이다. 

이렇게되면 도시거주 4인 가구가 보통 월 350kWh를 쓰는 점으로 미뤄 3단계 할증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기록적인 폭염 탓에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량도 폭증했던 만큼 자칫 '찔끔 인하'로 괜히 화만 부채질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도시거주 4인 가구가 에어컨을 하루 10시간 켤 경우 17만 7천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선 7월과 8월 두 달간의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해 한시적 누진제 완화와 저소득층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한 전기요금 할인 확대 등 전기요금 부담 경감 방안을 조속히 확정해 7월분 전기요금 고지부터 시행해달라”고 지시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켑처]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선 7월과 8월 두 달간의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해 한시적 누진제 완화와 저소득층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한 전기요금 할인 확대 등 전기요금 부담 경감 방안을 조속히 확정해 7월분 전기요금 고지부터 시행해달라”고 지시했다.[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켑처]

이런 상황에서 누진제 구간이 조금 늘어난다 해도 요금 절감액은 1만원 남짓한 수준이다. 또 여름방학을 맞은 자녀들로 인해 에어컨을 하루 10시간 이상 사용하는 집도 많은 실정이다.
때문에 한전의 일시적 손실을 감수하고라도 구간별 요율을 인하하는 방안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현재 1단계 누진요율(기본요금 별도)은 kWh당 93.3원, 2단계는 187.9원, 3단계는 280.6원이다.  

​야당 일각에서는 누진제 폐지법안을 발의했고 여당 내에서도 누진제 배율 축소 주장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최근 동·하절기 누진제 경감을 위한 전기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발의배경에서 '누진제 적용 국가들이 대부분 2배 이하의 누진율을 적용하는데 비해 우리나라의 누진율은 3배에 달해 다소 높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저소득층에 대한 전기료 할인 방안으로는 바우처 제도나 부가가치세 환급 등이 거론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올여름 폭염으로 인해 가정마다 전기요금에 대한 걱정이 많다”며 “우선 7월과 8월 두 달간의 가정용 전기요금에 대해 한시적 누진제 완화와 저소득층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대한 전기요금 할인 확대 등 전기요금 부담 경감 방안을 조속히 확정해 7월분 전기요금 고지부터 시행해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지금 우리 정부는 사상 최고의 전력 공급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기록적인 장기간의 폭염 속에서도 전력 예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다”면서 "향후  폭염과 함께 전력 사용량 증가가 더 이어질 수 있으므로 폭염 기간이 끝날 때까지 전력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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