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 일째 계속되는 폭염과 가뭄해소가 기대됐던 제14호 태풍 '야기'가 우리나라를 비켜갈 것으로 예보됐다.

​이 태풍이 한반도 쪽으로 오는 대신 중국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것이다.

또한 충청권은 11일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오후에 대기 불안정으로 곳곳에 소나기가 내린데 이어 12일에도 10∼60㎜로 예보됐다.

[사진=기상청 제공]
[사진=기상청 제공]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11, 12일 소나기가 오는 곳은 천둥, 번개가 치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에 유의하기 바란다"며 "산간 계곡이나 하천에서는 갑자기 물이 불어날 수 있으니, 야영객의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오늘부터 당분간 천문조에 의해 바닷물의 높이가 연중 가장 높은 기간이니, 충남 서해안 저지대에서는 만조때 침수피해가 없도록 유의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야기'는 일본에서 제출한 태풍의 이름으로 염소자리(별자리)를 의미하며, '야기'마저 비켜간다면 올해 발생한 태풍들은 한반도의 기록적인 폭염을 식히는 데 도움을 주지 못했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사흘 전 발생한 '야기'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일본 오키나와 남쪽 140㎞ 부근 해상까지 접근했다.
야기의 중심기압 994h㎩(헥토파스칼)로 강도는 '약'이고 크기는 소형인 '야기'는 현재 시속 27㎞로 북상 중이다.

기상청은 지난 10일 오후 이 태풍의 진로를 놓고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2번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고 공식 발표했다.

2번 시나리오는 '야기'가 월요일인 13일 오후 3시쯤 중국 칭다오 남쪽 360㎞ 부근 육상을 통과해 수요일인 15일 오후 3시쯤 칭다오 북서쪽 400㎞ 부근 육상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남해와 서해가 태풍의 영향권에 드는 12일 밤부터 14일까지는 해안가 침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앞서 한국 기상청은 1, 3번 시나리오를, 미국과 일본은 3번 시나리오를 전망했다.

1,3번은 '야기'가 북한을 통과하는 것이었다.

1번은 북한-중국 국경 부근, 3번은 남한과 가까운 북한 황해도 부근을 지나는 시나리오였다.
1번 시나리오대로라면 우리나라에 비가 내리면서 불볕더위의 기세가 수그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3번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폭염이 약해지는 것을 넘어 태풍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미국과 일본 기상청은 3번 시나리오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한국 기상청은 전날까지 1번 시나리오 가능성을 크게 보다가 이날 오전 2번 시나리오 실현 가능성에 비중을 두는 것으로 바꿨고, 오후에 이를 공식 발표했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태풍 동쪽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계속 서쪽으로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야기`는 점차 서쪽으로 이동해 상하이 부근에서 중국에 상륙한 뒤 내륙으로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태풍 접근으로 기대됐던 비에 따른 기온 하강은 없을 것이며, 당분간 폭염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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