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자녀 한 학교 못 다녀... "사고나니 차 만들지 말라는 것"
교사·자녀 한 학교 못 다녀... "사고나니 차 만들지 말라는 것"
  • [충청헤럴드=나지흠 기자]
  • 승인 2018.08.1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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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모 사립고 교사의 쌍둥이 자녀의 성적 급상승 의혹과 관련, 교사인 부모와 자녀가 같은 고교에 못다니게 한다고 발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17일 일선 고교에서 성적조작과 시험문제 유출의혹이 일고 있는 데 따른 자구책의 하나로 부모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원칙적으로 배치하지 않는 '상피제'(相避制)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대책은 교육부가 이날 2022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방안과 고등학교 교육 혁신 방향을 제시하며 고교 교원은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배치되지 않도록 원칙적으로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전경[사진=연합뉴스]
교육부 전경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농산어촌 등지에 거주하여 부모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자녀와 관련한 평가 업무에 부모가 참여하지 못하도록 관리하겠다고 했다.
또한 사립학교의 경우 같은 학교법인 내 다른 학교로 보내거나 공립학교 교사와 1 대 1로 자리를 바꾸는 방안, 기간제교사로 대체하는 방안 등을 시·도 교육청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보직부장 교사가 재직하는 서울의 유명 사립고에서 그 보직부장 교사의 쌍둥이 딸의 좋은 성적을 놓고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앞서 지난해 경기 2개 고교에서 교사가 자녀의 학교생활기록부를 조작해 적발되기도 했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일하는 교원은 1천5명(학생자녀 수는 1천50명)이다. 학교 수로 따지면 2천360개 고교 가운데 23.7%인 560개교에 부모와 자녀가 같이 다닌다.
세종·대구·울산.경기 등 4개 시·도는 부모가 교사로 일하는 학교에 자녀가 배정되면 부모를 다른 학교로 전근시키는 제도를 운용한다.

부모교사와 자녀학생이 한 고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게하는 상피제 도입을 밝힌 교육부 보도자료[사진=교육부제공]
부모교사와 자녀학생이 한 고등학교에 다니지 못하게하는 상피제 도입을 밝힌 교육부 보도자료[사진=교육부제공]

교육부 관계자는 "최근 시·도 교육청과 회의에서 (상피제 도입에) 합의했다"면서 "교육부가 교육청에 (상피제를) 권고하면 교육청이 자체적으로 인사규정을 고쳐 내년 3월 1일자 인사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은 내년 3월 인사 때부터 자녀가 재학하는 학교에 일하는 교원은 반드시 다른 학교로 전보신청을 하도록 최근 관련 규정을 고쳤다.
나머지 13개 시·도는 부모와 자녀가 한 학교에 다니는 것이 가능하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고교 학생 배정 시 부모가 교사로 있다는 이유로 학생이 특정 학교를 기피 학교로 신청하거나 자녀가 재학 중이라는 이유로 교사가 전근을 신청하면 이를 반영하고 있지만 이를 강제하지는 않는다.

교육부는 이와함께 고교 내 평가관리실을 별도로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모든 평가관리실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나가기로 했다.

김상곤 교육부총리[사진=연합뉴스]
김상곤 교육부총리 [사진=연합뉴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육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 2천363개 고교 중 시험지 보관시설에 CCTV가 설치된 곳은 1천100개로 46.97%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피제가 발표되자 교직 사회에 반론도 만만치 않다.

대전 외곽지에서 고교 교사인 A씨(45)는 "정부의 입장이야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는 곳 교통사고가 날 수있으니 자동차를 만들지 말라거나 도로를 건설을 막자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했다.

충남 천안의 B교사도 "상피제를 도입하면 교사 자녀라는 이유로 집근처 학교를 다니지 못해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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