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선출된 바른미래당 손학규 신임 대표는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승자독식 양당제라는 두 개의 괴물을 반드시 물리치겠다"고 정치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27.02%로 임기 2년의 당 대표에 당선된 뒤 수락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2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및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손학규 신임 당대표와 지도부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철 비대위원장, 김수민 전국청년위원장,권은희 최고위원, 하태경 최고위원, 손학규 당대표, 이준석 최고위원, 김관영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2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손학규 신임 당대표와 지도부가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철 비대위원장, 김수민 전국청년위원장, 권은희 최고위원, 하태경 최고위원, 손학규 당대표, 이준석 최고위원, 김관영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그는 "현재의 정치체제는 민의를 왜곡하고 국민 다수의 참여를 가로막는 양극단의 수구적 거대양당 체제"라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겨냥했다.
이어 "무능과 독선의 제왕적 대통령제야말로 촛불혁명 이전의 수구정치 체제"라며 "다당제가 현실이 된 지금 여소야대의 난국을 극복하고 국민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유럽식의 합의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한국 정치에는 여의도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큰 곰 두 마리가 있다"며 "대통령의 인기에 영합해 눈치만 보고 거수기와 앵무새 노릇에 앞장서는 민주당, 아직도 반성은커녕 틈만 나면 막말과 시비만 하는 자유한국당, 바로 이 두 수구적 거대양당이 한국의 의회정치를 망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 정치를 어지럽히는 이 두 정당과 온 힘을 다해 맞서 싸워야 한다"며 "지금 민심은 다음 총선에서 이 두 정당을 심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선거제도 개편 방향과 관련, "잘못된 선거제도, 다양한 목소리를 담을 수 없고 오직 승자가 독식하는 선거제도가 난관이자 장애물"이라며 "유권자의 대표성을 확보하고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주의 정치체제로 만들어진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제도를 바꾸고 국민 모두의 이해와 요구를 담고 대표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포함한 정치개혁을 이루겠다"고 역설했다.

또한 "대통령이 개헌의 주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연장이 되어서는 더더욱 안 된다"며 "국회가 주도하고 국민이 승인하는 개헌 프로세스를 크고 작은 모든 정파 지도자들과 함께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신임 대표[ 사진=연합뉴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신임 대표 [사진=연합뉴스]

그는 당내 통합과 관련해선 "우리 안의 분열, 우리 안의 진보 대 보수, 우리 안의 영남대 호남, 우리 안의 계파 등 모든 이분법을 뛰어넘어 우리 안의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없는 살림에 서로 갖겠다고 싸우는 것처럼 볼썽사나운 것이 없다"며 "우리는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한다"고 톤을 높였다.  

​▶한편 이날 열린 바른미래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전국청년위원장 선출대회'에서 손 대표에 이어 하태경 후보가 22.86%를 얻어 2위, 19.34%를 얻은 이준석 후보가 3위를 기록해 최고위원에 선출됐다.

바른정당 출신들이 만만치 않은 득표력을 보이며 약진한 점이 눈에 띈다. 권은희 후보는 6.85%를 얻는데 그쳤지만, 여성 몫으로 최고위원에 입성했다.

정운천, 김영환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전국 청년위원장에 단독 출마한 김수민 후보는 찬성률 63.23%로 당선됐다.

손학규 체제의 과제= 바른미래당이 손 대표를 선택한 것은 안철수 전 의원의 배후 지원 논란,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비판속에도 당이 현재의 지지율로는 생존의 위협에 놓힌 상황에서 차기 총선을 치러야하는 절박함 때문이다.

'손학규 대세론'에도 불구, 전당대회가 이렇다 할 주목을 끌지 못해 이변 가능성도 없었다.
손 대표는 당장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으로 나뉜 당 내분을 수습하면서 한 자릿수인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과제가 놓혀있다.

만의하나 손학규 존재감을 회복하지 못하면 당이 존립도 불투명하다. 이렇게되면 2020년 4월 제 21대 총선 전에 정계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도 있다.  

때문에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리더십'에 명운을 걸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는 전당대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두 분(안철수.유승민)은 당 통합의 주역이고 또 당의 대통령 후보이고 소중한 자산"이라며 "앞으로 당의 발전을 위해서 큰 역할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당의 지도부도 그분들의 역할을 기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내 통합은 최선결 과제"라며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를 비롯해 당내 개혁부터 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향한 올드보이 논란에 대해 그는 "저도 그렇고 민주당도 그렇고 민평당도 2007년 대선후보가 다시 나와 올드보이의 귀환이란 말은 맞다"면서도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개혁 의지를 갖고있는가, 얼마나 정치를 새롭게 할 의지를 갖고 있느냐가 올드보이와 골드보이 차이가 될 것"이라고 항변했다. 

손 대표는 또한 당의 존립 여부와 관련한 선거제도에 대해 "비례대표를 60~70석 정도 늘려야 한다는 학계 의견이 있다"면서 "이를 포함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국민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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