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폭염, 폭우로 이어진 올해 이상기온으로 채소, 과일 등이 직격탄을 맞으며 밥상물가와 추석물가에 비상이 켜졌다.

당장 10여 일여 남은 추석 물가가 더 심각하다.

정부부처는 물론 각 지방자치단체, 별의별 물가 예측 및 농수축산물의 수요 예측기관이 적지 않지만 제대로 물가를 전망해 수요와 공급을 적절하게 컨트롤하는 시스템은 여전히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체 이들이 책상머리에 앉아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공급과 수요을 조절하고 있는지, 향후 물가불안을 해소할 대책은 있는지 개탄스럽다.

지난 5월 부터 오르기 시작한 밥상물가는 오를 만큼 올라 소비자들이 한숨을 쉬는 가운데, 추석물가는 여기에도 계속 뛰고 있다.

폭염과 폭우로 채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밥상물가는 물론 추석(9월 24일) 물가가 폭등해 소비자가계부담이 커졌다. 소비자들이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과일,채소를 고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폭염과 폭우로 채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밥상물가는 물론 추석(9월 24일) 물가가 폭등해 소비자가계부담이 커졌다. 소비자들이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과일, 채소를 고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산지 과수 농민들은 "과수의 개화기 때 냉해에 이어 성숙기의 고온 및 폭염, 수확기의 집중 폭우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과일 생산량이 30%이상 감소한 흉년"이라고 말하고 있다.

▶<충청헤럴드>가 12일 전통 시장과 주산지 등을 찾아 점검할 결과, 지난 주말 대전 등 충청권의 주요 추석 성수품의 물가가 급등했다.

추석용 햅쌀 20kg 가격은 지난해보다 25% 오른 4만 8000원선으로 인상됐다. 무와 배추 등 채소값과 선물 또는 제수용품으로 많이 찾는 과일값도 70~80% 폭등했다.
사과의 경우 지난해 동기 대비 4만원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75%가 올라 7만원으로 인상됐고, 배도 평균 75%가 올랐다.

그 가운데도 전년 동기대비 2만원 조금 넘던 배 1상자 가격이 88%가 오른 4만2천500원이었다. 포도도 역시 22%가 인상됐다.

추석을 앞두고 햇밤과 햇대추 수확이 시작됐으나, 작황부진으로 산지 수매 물량이 지난해의 절반에 그치고있다.

농산물 수급 상황과 생활 물가 동향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의 한 재래시장을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상인과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농산물 수급 상황과 생활 물가 동향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의 한 재래시장을 방문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상인과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충남지역 밤 수확주산지인 부여와 공주, 청양 등 주산지 생산량이 전체적으로 30% 이상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추석 물량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면서 가격도 크게 올랐다.

충남 부여 규암 농협 조합장은 12일 "올해 밤은 성장 시기에 비가 안 와서 작황이 엄청 안 좋다"며 "(수매 물량이) 예년에 비해 6~70% 감소가 예상된다"고 했다.
요즘 출하되는 조생종 밤의 경우, 산지 물량이 부족하면서 소비자가는 예년의 40% 가까이 올랐다.

추석대목을 앞둔 대전의 대표적인 과일 채소 도매시장인 대전청과시장[사진=shebeilve님의 불로그 켑처]
추석대목을 앞둔 대전의 대표적인 과일 채소 도매시장인 대전청과시장 [사진=shebeilve님의 블로그 켑처]

대추도 30%의 감소가 예상된다. 대추는 올 추석이 보름정도 일러 거의 출하를 못하는 실정이다.
산림청은 12일 이와관련해 "추석을 앞두고 햇밤과 햇대추 물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에 대비해 연휴 전까지 산림조합 등을 통해 비축물량을 풀겠다"고 밝혔다.

단감 10kg 상품 가격은 지난해보다 112% 올라 3만 5000원~3만 8000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대전시 중구 태평시장내 과일판매상 A씨는 "때아닌 폭염으로 과일에 치명적인 열과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많았다"면서 "그러다 보니 상품 가치가 많이 떨어지고, 양도 줄고 전년도에 비해 (과일값이) 60~70% 그 정도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채소값의 인상폭도 크다. 지난해 추석때도 파동이 극심했던 배추값는 물론 무는 44%, 상추 494%, 미나리 352%,시금치는 273%나 올랐다.

대전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대전중구 태평 시장[사진=phrases11님의 불로그 켑처]
대전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대전 중구 태평시장 [사진=phrases11님의 블로그 켑처]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물가 현황에 따르면 '밥상 물가'로 불리는 생활물가는 1년 전보다 3.5% 오르면서 2011년 11월(4.0%) 이후 5년 9개월만에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품목별로는 상추(79.4%), 오이(98.2%), 무(28.3%) 등 채소류와 수박(29.6%), 포도(15.2%), 복숭아(14.4%) 등이 1년 전과 비교해 가격 오름폭이 컸다. 돼지고기(17.2%)와 오징어(19.2%)도 두 자릿수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대전청과 허정도 경매사는 "과일은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를 거라고 예상을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채소는 기후에 따라 변동성이 있겠지만 날씨만 좋아지면 가격은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원도 "고랭지 배추가 지난해보다 출하량이 증가해 점차 지난해보다 가격이 떨어지겠지만 무는 출하량이 달려 지난해보다 가격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폭염과 폭우로 채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밥상물가는 물론 추석(9월 24일) 물가가 폭등해 소비자가계부담이 커졌다. 소비자들이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폭염과 폭우로 채소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밥상물가는 물론 추석(9월 24일) 물가가 폭등해 소비자가계부담이 커졌다. 소비자들이 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추석 성수기의 한우 1등급 1kg 평균 도매가격은 도축 마릿수 감소로 지난해(1만 8252원)보다 상승한 1만 8500원~1만 950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에 돼지고기 1kg 평균 도매가격은 도축 마릿수 증가로 지난해(4503원)보다 하락한 4100~4400원이 될 것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을 예상했다.

대전지역 어시장에서 거래되는 수산물 가격은 품목에 따라 전년대비 등락이 달랐다.

추석 민생안정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관계부처 차관들이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추석 민생안정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관계부처 차관들이 고형권 기재부 1차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등어나 오징어를 중심으로 가격이 소폭 오르고 있으나 갈치의 경우엔 주산지인 제주에서 갈치 어획량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추석무렵 보다 20%가량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꽃개나 새우 등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추석대목을 맞은 대전의 노은동 수산시장 [사진=loveyou0214님의 불로그 켑처]
추석대목을 맞은 대전의 노은동 수산시장 [사진=loveyou0214님의 블로그 켑처]

농림축산식품부는 이에대해 "배추 등 채소류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은 것은 7월 폭우 피해와 8월 잦은 비로 인한 작황 부진과 출하량 감소가 원인"이라며 "추석 성수기 사과와 배는 공급량이 충분해 평년 수준의 가격이 예상되고,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수요 증가로 강보합세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또 "추석에 수요가 많은 농축산물 등 10개 중점관리품목의 공급 확대와 직거래장터 개설 등 수급안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이 과일, 채소의 수확철에 맞는 추석물가와 밥상물가는 일부 품목을 빼고는 거의 대다수의 품목이 인상되거나 강보합세를 보여 '물가때문에 허리 휘는 명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저작권자 © 충청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