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룡분교 8년, 길헌분교 27년간 현장 행정인력 '0명' 업무공백 우려
서부교육청 "회계상 같은 학교"…신도시 학교 우선배치 '인력부족'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도룡분교는 2010년 개교한 이래 8년 동안, 서구에 위치한 길헌분교는 1991년 개교한 이후 무려 27년간 예·결산, 학생 전·출입, 사무업무 등을 담당하는 행정인력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사진=충청헤럴드]

대전지역 일부 초등학교 분교가 길게는 십수 년 간 행정직원을 배치 받지 못하면서 교육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충청헤럴드>가 확인한 결과, 대전시 유성구소재 대덕초등학교 도룡분교와 서구의 기성초등학교 길헌분교는 대전지역 유일한 분교다.

그러나 이 두 분교에는 시설관리직을 제외한 행정·사무 전담 인력이 전무하다.

스마트시티 아파트를 가까이 두고 있는 도룡분교에는 현재 68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이다. 이곳은 2010년 개교 이래 8년 동안 예·결산, 학생 전·출입, 사무업무 등 행정업무를 현장에서 담당하는 직원을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22명이 재학 중인 길헌분교 역시 1991년 개교한 이후 무려 27년 간 현장 전담 인력이 없는 상태다.

두 학교 모두 본교의 행정직원들이 관련 업무를 전산을 통해 처리해주고 있는 실정. 급한 택배·우편이나 현장에서 유동적으로 처리해야 할 행정업무 등에서는 공백이 불가피하다. 

대전시교육청의 초등학교 인력 배치 기준에 따르면, 각 학교당 행정·사무 업무 담당직원이 최소 1명 이상 배치돼야 한다. 하지만 두 학교는 '분교'라는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돼 온 것. 

지난 7월 행정직원을 배치 받지 못한 두 분교는 다시 행정직원 없이 올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사진은 대전시 한 초등학교의 빈 교실.[사진=충청헤럴드]

특히, 도룡분교는 행정직원 2명씩을 두고 있는 대전의 S초와 D초 보다 재학생이 각각 25명, 8명이나 많지만 현장 행정업무를 보는 직원의 빈자리가 이어지고 있다. 교육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는 까닭이다. 

대전 서부교육청은 본교와 분교를 하나의 학교로 보는 회계 기준과 학생 수가 급증하는 지역에 인력을 우선배치 해야 하는 현실적인 여건을 주요 원인으로 제시했다.

서부교육청 관계자는 "전산 상 두 학교는 모두 각 본교와 통합된 1개 학교의 회계로 처리되기 때문에, 1개 학교로 보고 있다"며 "또 학생 수가 급증하고 있는 유성구 도안동 일대 학교가 수요가 높기 때문에 교직원 배치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부교육청에 따르면 인사는 매년 1월과 7월 두 번 정례적으로 이뤄진다. 지난 7월 행정직원을 배치 받지 못한 두 분교는 다시 행정직원 없이 올해를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주민 박모(63)씨는 "행정 담당 인력이 없을 경우, 행정업무는 고스란히 교사들에게 돌아가기 쉽다. 그렇게 되면 교사들의 업무가 가중되고 결국은 학생들이 피해를 받을 수 있다"며 "대전시교육청이 적극 나서서 소외되기 쉬운 분교에 인력을 충원해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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