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 "퓨마 사고, 국민께 송구"
직원 시건 부주의로 퓨마 탈출···현장 수색조 우왕좌왕 속 사살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은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퓨마 탈출·사살 관련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퓨마의 탈출과 죽음이 인재의 연속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적잖은 비난이 예상되고 있다.

대전도시공사 유영균 사장은 19일 오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퓨마 탈출·사살 관련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자리에서 유 사장은 "사육사가 오전에 방사장 청소를 한 뒤 시건을 제대로 하지 않아 퓨마가 탈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마취총을 맞고 배회하는 퓨마의 이동 방향을 두고 날이 어두운 탓에 당시 현장에 있는 분들의 손발이 잘 맞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더 이상 시간이 지체될 경우 시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상황에 따라 사살 결정을 내렸다. 메뉴얼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의 부주의로 퓨마가 탈출했고, 마취총에 맞은 퓨마의 경로를 두고 직원과 경찰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포획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 사살로 이어진 셈.

싸늘한 사체로 돌아온 퓨마 '호롱이'[사진=대전시 제공]

'호롱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암컷 퓨마는 마취총을 맞은지 3시간여 후 엽사에 의해 사살됐다. 

마취총을 발사한 동물원 동물관리팀 관계자는 이날 "보통 5~10분 정도면 동물 체내 전체에 약물이 퍼져 마취가 된다"며 "퓨마가 흥분 상태라는 점을 감안, 평소 정량인 4mg보다 많은 5mg을 발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사람에 쓰이는 혈관 주사가 아닌, 주로 동물에 사용되는 근육 주사인 탓에 마취까지 시간이 소요돼 (마취가 지체돼) 이동이 가능했다고 본다"며 앞선 설명을 뒤엎는 모순을 남기기도 했다. 

유 사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이 상황을 주도 면밀하게 조사하고 담당자를 엄중히 문책할 것"이라며 "시설의 메뉴얼도 부족한 점이 없었나 살펴보고 맹수에 대해선 시설 보완책을 더욱 강화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유영균 도시공사 사장(오른쪽)과 관계자들이 머리 숙여 사죄하는 모습.[사진=허경륜 기자]

또 감사에 따른 책임자 조치와 안전대책 재검토 의사를 밝히며 "경영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다면 사장으로서 책임을 지겠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직을 내놓는 상황까지 불러올 지도 주목되고 있다.

대전동물원에서는 2002년 사바나 원숭이가 망을 뚫고 나가면서 우리를 탈출했다가 인근에서 포획, 우리로 옮겨진 바 있다.

탈출 당일인 어제 오후부터 오늘 오전까지 주요 포털 검색어 상위에 '퓨마'가 오르고,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퓨마 사살 사건과 관련 국민청원이 수십건 올라오는 등 비판여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러한 상황 속 대전시는 오는 10월 6일과 7일 이틀 간 엑스포시민광장에서 '동물보호문화축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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