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한의 직언 직설]지금 그 목구멍으로 그런 소리가 나옵네까
[윤기한의 직언 직설]지금 그 목구멍으로 그런 소리가 나옵네까
  • 윤기한 충청헤럴드 대기자(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영문과교수.시인,평론가)
  • 승인 2018.11.05 09: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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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한 충청헤럴드 대기자(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영문과교수.시인,평론가)
윤기한 충청헤럴드 대기자(충남대 명예교수. 전 충남대영문과교수.시인,평론가)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리선권이 내뱉은 막말은 정말 ‘싸가지’가 없다. 문재인-김정은 평양정상회담 기간에 우리나라 대기업 총수들에게 “지금 냉면이 그 목구멍으로 넘어갑네까”라고 윽박질렀다고 한다. 지난 달 19일 정상회담에 동행한 기업총수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그런 막말로 핀잔을 해댔다는 것이다. 남북 간의 경제협력 속도가 느리다는 불만의 표출이었다는 해석이 나돈다. 너무도 무례하고 표독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이제 우리가 그에게 되 받쳐 줄 말이 있다. “지금 그 목구멍으로 그런 소리가 나옵네까.”

그 괘씸하기 짝이 없는 말투에는 고운 우리말이 아깝다. 남의 얼굴에 침을 뱉는 막말에는 ‘몽둥이’밖에 약이 없는 법이다. 태권도 9단의 걷어차기가 대꾸로 등장해야한다. 근처에 있는 복지관에서 어느 백발노인이 대성일갈하는 말을 들었다. “뒈질 놈이 따로 없다. 저런 놈은 모래 속에 코 박고 뒈져야 한다.” 너무나 흉측한 말씀이라 듣기 거북하다고 지껄였다가 되레 혼이 났을 정도로 많은 노친네가 격분하고 야단을 쳤다. 그 노인의 소름끼치는 말씀이 불쾌감을 돋구었지만 그게 어쩌면 지당한 말씀으로 받아 들여졌다.

북쪽 집단의 독살 같은 막말은 어제 오늘 듣는 게 아니다. 그들의 중앙방송이라는 매체는 걸핏하면 개 짖듯 막말 난타를 해댄다. 이젠 내성이 생겨 으레 그러려니 하고 마이동풍으로 치부해왔다. 하지만 남북 화해 무드니 뭐니 해가며 금방 상호교류가 성사되고 평화가 복숭아꽃처럼 빨갛게 피어날 듯 야단법석을 떠는 마당에 구차하고 치사한 말투를 버리지 못 하는 버르장머리에 신물이 난다. 구역질이 솟구친다. 사람 됨됨이는 그 사람이 쓰는 말투에 따라 다르다. 때도 자리도 아랑곳 하지 않고 함부로 지껄이는 무지몽매는 정녕 방망이가 특효약일진저.

어느 신문에서 읽은 기사에서도 추잡한 언사를 예사롭게 사용하는 리선권이 등장했다. 평양의 남북 고위급 회담 대표단 협의에서 우리의 대표 통일부장관이 약속된 예정시간에 2,3분 늦게 자리에 왔던 모양이다. 그랬더니 리선권이가 대뜸 한다는 소리가 “단장부터 앞장서야지 말이야”라고 하면서 언짢은 기색을 매몰차게 내품으며 나무랬다. 조명균 장관이 ‘고장 난 시계’타령으로 어설픈 변명을 늘어놓았던가 보다. 그랬더니 “자동차라는게 자기 운전수를 닮는 것처럼 시계도 관념이 없으면 주인을 닮아서”라고 대뜸 야무진 면박을 주었더란다.

이런 리선권의 협박적이고 도발적인 어투를 우리 정부는 어떻게 수용했는가. “리선권이 평소 농담을 즐기는 사람이다. 발언이 무례해 보여도 정황상 기분 나쁘게 얘기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한 당국자가 설명했단다. 이 멍청한 사람은 정부의 몇 급 자리 관리인지 몰라도 등신 같은 소릴 하고 있다. 언제부터 리선권의 농담 버릇을 그리도 잘 알고 있는가. 그리고 그 정황이 어떻기에 그런 말버릇이 튕겨 나왔는가. 이 글을 쓰는 자체가 더티(dirty)한 언사에 대한 반박과 탄핵을 시행하는 판에 리선권 말투를 따라하는 모순이 있지만 엉뚱한 정부관리의 아첨성 해명은 가역적이고 매국적이고 바람둥이 돈 후안(Don juan)같은 발상에 지나지 않는다.

리선권의 건방지고 배운 데 없는 말짓거리만이 아니다. 박영수라는 인물이 1994년에 ‘서울 불바다’를 지껄여 댄 것도 유명하다. 북측의 언어정책에서 말과 글이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필수적 수단이며 혁명과 건설의 힘 있는 무기’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혓바닥을 응징하겠다”라든가 “늙다리 미치광이 트럼프를 지옥의 기름 가마에 처넣어야 한다”(조선일보)고 떠들어대는 북의 노동신문 어투는 모름지기 비이성적인 폭력이요 공갈협박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우리나라 정부나 언론이나 정치인들마저 입을 굳게 다물고 딴 짓에 바쁘다.

게다가 우리의 글러벌 CEO들도 꾸역꾸역 소화불량감 냉면을 먹으면서도 한 마디 말조차 흘리지 못 했다. 불쌍하고 딱하다. 행여 괘씸죄에 걸릴까 두려워 눈도 꿈쩍 못 한 게 아닐까. 미운털이 박히면 검찰에 불려 다니고 세무조사에 밤낮 없이 시달릴까 걱정스러워 꿈적도 안 한 게 아닌가. 지금의 막강한 정부 파워에 짓눌려 리선권의 망나니 말투에도 눈살마저 돌리지 않느라 진땀을 흘렸을 게 분명하다. 거부의사 하나 들먹이지 못 한 채 끌려간 기업 총수들의 불투명 냉가슴 얼마나 조리고 안달 했을까의 지표지수(index)는 아무래도 꼭지점을 찍었을 게 아닌가.

아서라, 문희상 국회의장도 남북국회회담 제의를 했다가 면전에서 퇴짜를 맞은 망신 꼴이 부끄러우니 차라리 냉수 먹고 속 차리는 게 더 현명하지 않겠는가. 구차하게 부엌 두막에서 부지깽이로 아궁이 잿더미 쑤셔대듯 이것저것 자꾸만 저자세 구걸행각은 이제 좀 그만하자. 삼가자. 요원한 숙제거리 통일을 앞당겨 성취하겠다는 결의야 얼마나 고맙고 갸륵하건만 서둔다고 금세 얼싸 안고 춤을 추게 되는 순간의 행복은 그렇게도 쉽게 다가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자꾸만 ‘평화’의 추구에 헛김을 빼지 말자. 진정한 평화는 행복이다. 행복은 조용히 찾아온다. 너무 떠들면 그게 외면하기 일쑤이다. 그러기에 리선권에게 “지금 그 목구멍으로 그런 소리가 나옵네까”를 다부지게 따져 묻는 게 오히려 굿 아이디어(Good idea)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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