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이라지만 아침, 저녁 쌀쌀한 날씨는 초겨울 같다. 얼마 안가 찬바람이 불어 닥칠 것이다. 벌써부터 내의를 꺼내 입은 사람도 적지 않다.

자연의 섭리는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가 보다. 거기엔 예외가 없다. 그래도 사람들은 지금의 계절이 영원한 듯 노래한다. 떨어지는 낙엽에다 온갖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단풍을 '2월의 꽃보다 붉은 계절'로 찬미하는 사람도 있다.

강삼재 전 국회의원[사진=연합뉴스]
강삼재 전 국회의원[사진=연합뉴스]

그러나 그건 결국 겨울이 멀지 않았음을 암시해 주며, 하나하나 떨어져 나가는 계절, 그래서 뿌리만 남겨 놓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다가온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러니 자연에다 '종결'을 기대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모든 것은 뿌렸다가 다시 받아 들이는 순리와 순환이 있을 뿐이다. 자연을 '진정한 법'이라고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일지도 모른다.

언젠가의 '영원한 정권'이라고 생각되던 유신시대도 마찬 가지였다.

그것이 강하다는 사실만 알았지 순리를 거역하는 것을 몰랐다.

유신이 내걸었던 '질서'라는 것이 그랬다.

안보를 담보로 질서는 권력 유지의 수단되었다. 그 질서가 무력이든, 타율이든 상관할 바가 없었다.

민주의 질서가 아니라 정치의 질서가 필요했던 시대였다.

 그 유신의 종말이 어언 수십년을 맞는다.

18년의 장기 집권을 평가하기란 앞으로 시간이 다소 걸릴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중에 한 여론조사가 눈길을 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10. 26으로 사망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행동했을 것 같으냐"

이 물음에 '죽을 때까지 종신 집권했을 것이다'라는 대답이 34.8%였다는 것이다.

박정희와 유신은 최소한 이러한 바탕 위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10월에 그는 살해되었다. 5공화국의 시작과 끝도 그랬다.

뿌린대로 거두어 지는 것이다. 진정 이 세상에 영원히 강한 것은 없다.< 강삼재 칼럼질. 새벽의 셀레임으로에서>

▶강삼재는 누구= 그는 경남 함안에서 1952년 태어나 마산 중.고교와 경희대 신문방송학과 및 대학원을 마쳤다.

대학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내며 긴급조치위반으로 제적됐으며, 경남일보 사회부 기자로 활동했다.

1985년 신한민주당소속으로 제12대 국회에 최연소 당선되었다. 이후 13, 14, 15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자유선진당 창당준비위원장과 최고위원, 제8대 대경대 총장으로 재직했다.

저작권자 © 충청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