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에다가, 인성이 좋아 후배법관의 신망이 두텁던 박병대 전 대법관(61)마저 검찰의 포토라인에 서게 됐다.

사법농단 사건 피의자로 검찰에 공개 소환되는 것이다.

그가 대전지법원장(2011년 2월부터 같은해 5월)을 지냈으며, 법원내 큰 인물로 인연을 쌓은 법조인들과 가깝게 지낸 만큼 후배 법관들은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박 전 대법관은 사법농단의혹 핵심인물로 지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70)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5일 박병대전 대법관을 오는 19일 오전 9시30분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 여러 혐의의 소환조사한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5일 박병대전 대법관을 오는 19일 오전 9시30분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 여러 혐의의 소환·조사한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이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15일 "박 전 대법관을 오는 19일 오전 9시30분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해 여러 혐의의 피의자로 소환조사한다"면서 "수사 단계상 박 전 대법관의 입장을 들어볼 때가 됐다"고 밝혔다.

박 전 대법관은 양 전 대법원장 등과 함께 14일 구속 기소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59)의 공소장에 사법농단 사건 공범으로 30차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법관은 경북영주출신으로 충북단양중학교와 방송국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로 서울환일고 야간부를 졸업한뒤 서울대 법대, 미국코넬대를 나왔고 지금은 성균관대 석좌교수다.

1979년 사시 21회(사법연수원 12기)로 판사의 길로 들어, 서울 민사사지법, 서울동부지법, 대구지법판사를 거쳐 대법원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 기조실장과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전지법원장을 거친 정통파 법관이다.

그러나 사법농단 의혹이 집중된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내면서 김기춘 당시 대통령비서실장 공관에서 박근혜 정부 관계자들과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소송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등 재판 거래 혐의를 받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소송, 통합진보당 의원 지위확인소송, 박근혜 전 대통령 ‘비선의료진’ 박채윤씨 특허소송 등 다수 재판에 간여했다. 박 전 대법관은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를 불법 집행하는 데 간여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에 이어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영한 전 대법관(63)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앞서 지난 7일 박 전 대법관에 앞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차한성 전 대법관(64)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불렀지만 범행 가담 정도가 약하다며 비공개로 소환했다. 

3명의 대법관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 사법농단 사건의 ‘최종 윗선’인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만 남게 된다. 

검찰은 이날 임 전 차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형사사법절차 전자화촉진법 위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공전자기록 등 위작 및 행사 등 8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임 전 차장은 다섯 달 가까이 이어진 사법농단 수사 후 처음으로 구속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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