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세종역 신설을 둘러싼 논란 속에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의 '오송역과 연결된 KTX 세종역은 부정적'이라는 언급에  세종시민과 충북도민의 표정이 갈리고 있다.

KTX 세종역 신설을 추진해 온 세종시 등은 "총리의 원론적인 언급'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눈치지만 KTX 세종역 추진을 반대해 온 충북 쪽은 '당연한 정부 입장표명'이라고 환영하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 14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호남지역 의원 11명과 만나 "오송역에서 세종역을 경유하는 소위 '이해찬 의원 및 세종시 안'에 대해 지역 간 갈등 우려가 있어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사진=연합뉴스]

이 총리는 호남지역 의원들이 '호남선 노선 직선화 방안을 예비타당성(예타) 조사에 넣어달라'는 요구에는 "이미 조사가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추가해서 할 수 있을지 검토해 보자"고 답했다.

이 총리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세종시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이다.

행안부 등 정부부처 추가 이전, 국회 분원 추진, 대전 서북부 주민 이용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경제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춘희 시장은 같은 날 정례 브리핑에서 "일전의 사전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결과가 좋지 않은 데다 충청권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사항을 전제로 한 의견이라는 것을 이낙연 총리로부터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리가 원론적인 말씀을 하신 것"이라며 "그동안 상황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다시 예타를 하면 충분히 타당성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에서 걱정하는 부분을 해소하면 정부 입장도 얼마든지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KTX 세종역 신설을 반대해 온 충북 시민단체와 지방의회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이두영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은 "세종역 신설은 국토 균형 발전이란 세종시 건설 이념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이 총리가 이런 본질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며 "이 총리가 이런 본질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라고 말했다.

대전역에서 출발하는 KTX[사진=연합뉴스]
대전역에서 출발하는 KTX[사진=연합뉴스]

그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국정감사와 예산결산위원회 등에서 '세종역은 검토하지도 않고 있으며 타당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충북이 청주 오송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 세종역 신설을 반대한다고 생각하는데, 서울과 세종 간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수도권 인구 분산을 통한 국토 균형 발전이란 세종시 건설 이념에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충북지역 정치권 역시 이 총리의 발언에 대해 "당연한 얘기"라며 반겼다.

박성원 충북도의회 충북선 철도 고속화 사업 지원 및 KTX 오송역 활성화를 위한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이 총리가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국가 차원의 약속을 재차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규 청주시의회 KTX 세종역 신설 반대 특별위원회 위원장 역시 "개별 지자체가 이익을 위해 요구하는 것들이 국토 균형 발전에 반한다는 고민 담긴 답이 이 총리의 발언에 들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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