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도의회 본청 행감도 무산…도의회 지휘부 20일 입장표명

텅빈 감사장. 19일 오전 충남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소관 보령시 행감이 예정돼 있었지만 불출석 하면서 무산됐다.

충남도의회의 시·군 행정사무감사가 19일 마지막 본청 감사까지 무산됐다. 이날 감사를 위해 도의회 본청 소환을 받은 시·군들은 다양한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지만, 사실상 감사를 거부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주 시·군 방문 행감이 공무원노조 등의 반발로 무산되면서 행정자치위원회와 농업경제환경위원회, 문화복지위원회는 각각 보령시, 부여군, 천안시 등에 본청 출석을 요구했다. 

행자위는 보령시장 등 7명을 증인으로 도의회 출석을 통보했지만, 보령시 측은 불출석 사유서만 제출하고 나타나지 않았다. 불출석 사유는 보령시장은 여수시 체육회 우호교류 협약식, 부시장은 해외출장 후 감기몸살, 간부공무원은 병원예약과 해외출장에 따른 시차 회복 등이었다. 

농경환위도 부여군수 등 21명에 대한 출석을 요구했지만 부여군수와 부군수, 문화재사업소장 등은 국비확보를 위한 사전일정 때문에, 나머지 간부 공무원은 ‘충청남도 행정사무감사 폐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의 반대로 인해 출석요구에 부득이 참석할 수 없다고 전했다.

문복위는 천안시장 등 14명의 출석을 요구하고 있지만 천안시의회 임시회 개원과 일부 국회 출장 등을 이유로 불참통보를 해온 상황이다. 특히 문복위는 기존의 행감일정 때문에 오후 11시 방문을 통보했다.

이에 천안시공무원노조는 성명을 통해 “밤 11시까지 출석하라는 통지는, 지방공무원복무규정의 법령규정을 떠나 일반 상식으로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문제점을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그저 감정적인 싸움으로 대응하는 저급한 행태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이들은 또 “도의회가 행하고 있는 도의 행감에서 피감자들에게 ‘당신들이’ ‘X같다(또는X두)’ ‘밥값을 해달라’ 등의 비하발언과 욕설이 최근 언론에 보도됐다”며 “도민들은 도의회가 권위를 이용해 윽박지르고 갑질하는 태도가 아닌 도의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합리적인 제안과 겸손한 자세로 임하길 바랄 것”이라고 꼬집었다.

도의회 역시 시·군의 행감 ‘보이콧’에 유감을 표명했다. 

도의회 행자위 이공휘 위원장(민주당·천안4)은 “보령시의 일정을 고려해 감사일정까지 변경했지만, 끝내 감사를 거부한 것은 유감스럽다”며 “행감 불응에 따른 모든 책임은 보령시에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도의회는 20일 유병국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 상임위원장단이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시·군 행감 거부에 따른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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