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생, 177cm, 70㎏. 대전 문화초등학교→유성중→충남기계공고 출신. 대전에서 태어나 대전시티즌에서 활약 중인 '대전의 아들' 황인범 선수의 신상이다.

한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은 지난 8월에 9∼11월 평가전에 나설 선수를 선발하며 성인 대표 팀에 이름을 올린 경험조차 없는 젊은 선수를 포함시켰다.

지난 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사진= 연합뉴스]
지난 17일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호주 축구국가대표팀 평가전. [사진= 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짧게는 내년 초 아시안컵, 길게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한국 축구의 '정예 멤버'를 가려 최상의 전력을 꾸려야 하는 입장에서 젊은 선수 차출에 나선 것이다.

왜냐면, 러시아 월드컵을 전후로 대표 팀의 주축을 이룬 선수 상당수는 카타르 월드컵 때가 되면 30대 중반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코스타리카, 칠레와의 9월 평가전을 앞두고 '1기 벤투호'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에 힘을 보탠 황인범(대전)과 김문환(부산)을 선발했다.

황인범은 벤투 감독의 첫 경기인 코스타리카전에서 A매치 데뷔 전을 치러 팬들에게 이름을 알렸다. 이어  파나마전에서 A매치 데뷔골까지 뽑아냈다.

벤투 감독은 호주 브리즈번에서 첫 원정 평가전인 호주와, 이어 20일 우즈백과의 경기에서도 황인범을 기존의 주전 미드필더인 기성용 자리에 배치했다.

지난 17일 오후 5시 50분부터 열린 아시안컵 디펜딩 챔피언 호주와의 평가전에서는 기성용을 대신한 황인범이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황인범은 나이답지 않게 차분한 경기 운영으로 대선배 기성용의 공백을 메웠다.

후반 16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골대를 살짝 빗나간 과감한 프리 킥으로 호주 대표 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20일 우즈벡과의 경기에서 황인범은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주세종(아산)으로 파트너를 바꿔가며 호흡을 맞췄다.

그는 게임 운영을 조율하면서 패스, 슈팅 가릴 것 없이 눈에 띄는 활약으로 무패 행진의 중심에 섰다. 이 두 경기에서 황인범은 공격의 핵심 황의조(감바 오사카) 만큼이나  팀 내 비중이 컸다.

우즈벡과의 경기후 황인범은 "형들이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내년 아시안컵까지 이어가자고 했다"며 "형들을 믿고 경기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미소 지었다.

아시안게임부터 이달 호주 원정까지 2018년은 그에게 축구 인생의 큰 흐름을 바꿀 만한 사건의 연속이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더 큰 물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환경을 갖췄고, 그 직후 찾아온 성인 대표 팀에서의 기회도 놓치지 않고 잘 살렸다.

국가대표 선수가 된 뒤 현역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벤투 감독의 조련을 받게 된 것 또한 행운이다.

지닌 9월 16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파나마의 경기. 황인범이 골을 넣은 뒤 하트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닌 9월 16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파나마의 경기. 황인범이 골을 넣은 뒤 하트 세리모니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의 다음 무대는 내년 초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1.5~2.2)'이다.

황인범은 A매치 6차례 출장에 불과하지만, 23살 이하 축구 대표 팀에서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까지 10경기에 출장해 2골을 넣었다.

황인범은 2015년 연고지 대전 시티즌에 입단했으며, 지난해 12월 군 복무를 위해 K리그 2의 아산 무궁화로 갔다.

이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혜택을 받게 돼 조기에 전역하게 되며 지난 9월 대전 시티즌으로 복귀했다. 대전 복귀 뒤 첫 경기에서 K리그 통산 100경기 출장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받은 포상금을 유소년 축구 발전 기금 명목으로 충남기계공고 등 출신학교에 기부하기도 했다. 황인범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전은 나의 축구 인생에서 빼놓고 얘기 할 수 없는 곳”이라고 했다.

대전 출신 국가대표는 지난 1980년대 최순호-변병주-김주성 등과 함께 한 대전상고 출신인 이태호 선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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