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절대 돌아올 수 없는, P=PAST(과거)'…흉상 설치 반대

충남 공주고 총동문회의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흉상 건립 계획(충청 헤럴드 16일 자 보도)에 후배인 재학생들은 어떤 반응일까.

총동문회의 입장과 달리 재학생 10명 중 9명 이상이 그의 흉상 건립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왔다.

21일 공주고 학생회는 지난 19일 재학생 531명을 대상으로 교내에 JP 흉상을 오는 24일 건립하려는 총동문회의 움직임에 대해 재학생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무려 492명(92.7%)이 '반대한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밝혔다.

반면 '찬성한다'는 응답은 39명(7.3%)이었다고 학생회 측은 전했다.

JP흉상건립을 놓고 공주고 관계자들간에 논란을 빚는 다는 보도[사진=충청헤럴드 11월16일자 켑처]
JP흉상건립을 놓고 공주고 관계자들간에 논란을 빚는 다는 보도[사진=충청헤럴드 11월16일자 켑처]

박충만 학생회장(2학년)은 "학교의 주인인 학생 절대 다수가 흉상 설치를 원치 않고 있다는 뜻"이라며 "총동문회에선 흉상 건립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재학생의 의견을 전혀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일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재학생 50여 명은 20일에 이어 이날 오전 등교 시간대에 교문 앞에서 JP 흉상 반대 피켓 시위를 했다.

오는 24일 오후 2시로 예고된 JP 흉상 제막식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서다.

학생들은 'JP 보고 배워도 될까?', 'J=절대 돌아올 수 없는, P=PAST(과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신채호'라는 등의 글 종이를 10여분 간 들고 자신들의 의견을 내보였다. 여기에는 공주 시민단체 회원과 공주고 교사가 함께했다. 인근 학교의 교사도 동참했다.

학생회 주관 흉상 건립 반대 서명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충만 학생회장은 "JP는 지금까지 비판받는 한일협정과 직접 관련 있는 분"이라며 "위안부 동아리를 조직할 정도로 올바른 역사의식 함양을 위한 노력을 하는 명문 공주고 학생들의 자부심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21일 충남 공주고 교문 앞에서 재학생들이 김종필 전 국무총리 흉상 설치 반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종우 씨 제공]
21일 충남 공주고 교문 앞에서 재학생들이 김종필 전 국무총리 흉상 설치 반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종우 씨 제공]

공주고 페이스북을 비롯한 소셜미디어(SNS)에도 반대 입장을 표명한 글이 공유되고 있다고 학생회 측은 덧붙였다.

공주고 소속 박종우 교직원 역시 반대 대열에 섰다.

그는  "공주고의 주체는 일부 동문이 결코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공주고 교정에 JP 흉상을 건립하려는 시도는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총동문회 측은 그러나 예정된 시간에 교내 동문 동산에서 제막식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5년과 2016년에도 흉상 건립이 논의되다가 보충수업 거부 같은 교내 반대 움직임과 시민단체의 항의시위가 이어지면서 잠정 연기된 바 있다.

저작권자 © 충청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