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JP)전 국무총리의 모교인 충남 공주고 에 흉상을 건립하려던 계획(충청헤럴드 16.22일자 보도)이 일단 연기됐다.

23일 공주고와 총동문회 등에 따르면 24일 계획했던 'JP흉상 건립 제막식'이 취소됐다.

JP흉상 건립을 놓고 공주고 재학생과 교직원이 반발하는 데다 시민 여론도 좋지 않은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JP흉상 공주고 건립논란 관련 기사[사진=충청헤럴드DB]
JP흉상 공주고 건립논란 관련 기사[사진=충청헤럴드DB]

임재관 공주고 총동문회장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흉상을 둘러싸고) 상충하는 의견이 나오는 점을 반영했다"며 "식구끼리 자꾸 싸우는 모양새로 비치고 있어서 내린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총동문회 측은 24일 오후 공주고 강당에서 열리는 총동문회 주최 행사에서 건립하려던 JP 흉상을 잠시 보여주고서, 다시 기존 보관장소로 옮겨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건립을 아예 취소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총동문회 측은 "오는 2022년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학교 역사관 리모델링을 마치면 항일운동가를 비롯한 10여명의 역사적 동문을 함께 기념할 계획"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임 회장은 "동문회에선 정치적 공과가 아니라 순수하게 학교의 역사적 인물을 한 분 한 분 모시려고 했을 뿐"이라며 "훌륭한 선배들에 대한 자료와 유품도 모아서 함께 기억할 수 있도록 더 잘 살피겠다"고 말했다.

김종필 전 신민주공화당 총재가 지난 1987년 9월29일 정계복귀를 선언한 뒤 부여구드레 광장에서 환영식을 갖고 있다.[사진=충청헤럴드DB]
김종필 전 신민주공화당 총재가 지난 1987년 9월29일 정계복귀를 선언한 뒤 부여구드레 광장에서 환영식을 갖고 있다.[사진=충청헤럴드DB]

앞서 총동문회 측은 전날 오후 학교를 찾아 교직원·학생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재학생 100여명은 이자리에서 반대의 뜻을 담은 피켓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강력하게 전달했다.

이 학교 소속 박종우 교직원은 "교사와 학생들의 강도 높은 비판 입장에 동창회 관계자가 무척 고심하는 눈치였다"고 전했다.

앞서 공주고 학생회는 교내에 JP 흉상건립에 대해 5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492명(92.7%)이 반대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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