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충북의 물가오름이 전기·수도·가스, 서비스와 신선식품의 전년동기대비 상승폭 확대로 상위권에 달했다.
유류세 인하로 석유류를 포함한 공업제품 가격이 내렸지만, 서민들이 많이 쓰는 등유는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빠지며 6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18년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충청헤럴드>가 분석한 결과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73(2015년=100)으로 작년 11월보다 2.0% 상승했다.
▶충청권 물가 분석= 대전·충남·충북 등 충청권 모든 지역에서 지난해 같은 무렵의 소비자물가에 비해 2.1%나 올랐다.
이는 전국 상승폭 2.0%보다 높다. 대구(2.3%), 부산(2.2%)에 이어 충청권이 그다음으로 물가 오름이 높은 지역으로 분석됐다.
특히 경기, 경남은 1.9%, 전남 1.8%, 인천 1.7%, 광주 1.6%, 울산 1.2%, 제주 1.1%로 상승하는데 그쳤다.
충청권의 물가 상승은 전국의 같은 현상처럼 쌀(23.8), 토마토(44.4), 파(35.6), 현미(25.5), 국산 쇠고기(3.1)와, 경유(9.1), 휘발유(5.1), 빵(7.2), 침대(14.3), 구두(10.6), 점퍼(3.9) 품목이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인 물가 분석=12개월째 1%대를 유지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10월 2.0%를 찍으며 2%대에 올라선 데 이어 11월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연합뉴스의 분석에 따르면 두 달 이상 연속으로 2%대를 유지한 것은 작년 7∼9월 이후 처음이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농산물이 14.4%p 상승해 전체 물가를 0.60%p 끌어올렸다. 채소류 역시 14.1%p 올랐다.
농산물과 채소류 가격 상승 폭은 전월(14.1%p, 13.7%p) 수준을 소폭 웃돌았다.
생강(89.8%), 호박(50.5%), 토마토(44.4%), 당근(37.5%), 파(35.6%), 쌀(23.8%) 등의 상승이 가팔랐다.
다만 축산물은 1.5%p 하락했다. 달걀(-14.3%), 돼지고기(-4.4%) 등의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농·축·수산물 전체로 보면 출하량 증가, 수급 여건 개선 등으로 7.5%p 올라 전달(8.1%)보다 상승 폭이 다소 줄었다.
공업제품은 1.5%p 올라 전체 물가를 0.47%p 높였다.
10월(2.0%)보다 상승 폭이 줄어든 것으로, 통계청은 일부 유류세 인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했다. 국제유가와 환율 하락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는 유가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달 6일부터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LPG) 부탄에 부과되는 유류세를 6개월간 약 15% 낮췄다.
석유류는 6.5% p올라 전체 물가를 0.30%p 높였지만 10월(11.8%)보다 상승 폭이 축소된 이유다. 경유는 9.1%p, 휘발유는 5.1%p 오르며 역시 전월(13.5%, 10.8%)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4일 현재 휘발유 ℓ(리터) 당 전국 평균 가격은 1천484.58원이다. 지난달 1일 평균가격 1천690.17원보다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 대상에서 빠진 등유는 16.4%p나 올랐다. 2011년 12월 19.0%를 기록한 후 6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다.
등유와 함께 서민 연료로 꼽히는 연탄은 15.0% 오르며 전달(15.2%)과 비슷한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기·수도·가스는 1년 전보다 1.5% 오르며 전체 물가를 0.06%p 끌어올렸다. 도시가스 요금 인하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다.
도시가스는 지난해 11월부터 가격이 인하되면서 올해 10월까지 전년 동월 대비로 물가가 마이너스였지만 지난달 상승세로 전환했다.
서비스 물가는 1.5% 올라 올해 6월(1.6%) 이후 5개월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이중 개인 서비스 요금은 2.5%p 올라 전체 물가를 0.79%p 높이는 효과가 났다. 외식 물가는 2.5%p 올라 전달과 같았다.
체감물가를 보여주기 위해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1%p 올랐다.
어류·조개·채소·과실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을 기준으로 한 '신선식품지수'는 10.4%p 올랐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물가 상승률인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는 1.3%p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볼 수 있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 수'는 1.1%p 올랐다.
김윤성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유류세 인하 효과가 일부 있었지만 농산물과 서비스 물가가 오르고 도시가스 인하 효과가 사라지면서 두 달 연속 2%대 물가 상승률이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9∼11월 물가는 폭염 여파, 기저효과 등으로 1∼8월과 비교해 높은 상승률이 지속하고 있다"며 "국제유가 하락분이 국내 가격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업계와 지속해서 협력하는 등 생활 물가 안정 노력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