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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 선거문화의 문제점
[사설] 대학 선거문화의 문제점
  • 충청헤럴드
  • 승인 2018.12.3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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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선거의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선거란 주로 경선에 의해 이루어지기에 경합과정에서 혼탁과 과열 양상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성의 전당이라고 하는 대학에서 들려오는 불협화음의 내용을 보면 부끄럽기까지 하다.

‘투표’란 선거 또는 어떤 안건의 가부(可否)를 결정할 때 일정한 표에 의사를 표시하여 지정된 곳에 내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선거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평등성에 입각하여 자기의사를 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공정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보통, 평등, 직접, 비밀 선거라는 민주 선거의 4대 원칙이 존재하며,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 원칙을 따르고 있다. 

보통 ‘선거’란 인격평등의 원칙에 입각하여 1명에게 1표의 투표권만을 인정하는 1인 1표제를 생각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대학총장 임용후보자 선거의 경우, 1인 1표제가 이루어지고 있기는 하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평등선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평등 선거란 선거에 참여하는 모든 유권자가 동등한 가치를 지닌 표를 행사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포한다. 그러나 대학총장 임용후보자 선출선거의 경우 유권자인 교수, 직원, 학생의 구성원별 투표반영비율이 각각 다르게 반영되기 때문에 조정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교수와 투표반영비율을 높이려는 직원과 학생 간에 의견조율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학총장 선거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책임은 정부나 교육부도 자유롭지 못하다. 대학 총장은 정부의 통제와 간섭으로 임명 또는 간선 등으로 이뤄져 오다 1988년 이후 직선제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르러 직선제를 고수하는 대학에게 정부가 매년 차등 지원하는 국고지원사업에 불이익을 줌으로써 간선제로 유도하기 시작했다. 총장직선제 방식에서 나타나는 대학 내 파벌문화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간선제는 대학 구성원별 대표자, 외부위원 등이 참여하는 총장추천위원회라는 기구를 통해 총장 후보자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총장추천위원회 구성원과 구성 비율이 대학마다 상이한데다 후보자를 선출한 다음 국립대의 경우 교육부장관의 임용제청을 통해 대통령이, 사립대는 이사회에서 최종 임명하는 방식이어서 적지 않는 논란과 부작용이 속출해 왔다. 더욱이 전국 국공립대 10여 곳이 총장임용제청 과정에서 정부의 승인을 얻지 못하거나 1순위 후보자가 탈락하고 2순위 후보자가 총장으로 임명되는 일이 일어나 구성원들 간의 갈등을 부추기기까지 했다. 이로 인해 학내 갈등과 총장의 공백상태가 장기화 되고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갔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립대 총장 선출의 자율권을 보장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이후, 총장선출 방식이 다시 직선제로 선회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여기에는 갈등의 불씨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교육공무원법 제24조 제3항 제2호(대학의 장의 임용)와 고등교육법 제19조의 2(대학평의원회의 설치 등)의 내용이 상충하기 때문이다. 교육공무원법에는 총장임용후보자 선출방식이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른 선정’으로 되어 있지만, 고등교육법에는 대학발전계획 및 학칙 제정 및 개정에 관한 사항 등은 학생, 조교, 직원, 교원 등으로 구성된 대학평의원회에서 심의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기에 선거도 하기 전에, 대학평의원회 구성 및 학칙개정을 둘러싼 갈등은 이미 예고되어 있다.

대학총장 선거 뿐만 아니라 대학의 학생자치기구 임원 선출과정에서도 여러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총학생회장 선거 과정에서 혼탁, 과열양상을 빚어 총학생회장을 선출하지 못하거나 상대 후보자를 고소·고발하는 사건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살펴보면 결국 선거과정의 ‘공정성’과 연결된다. 선거를 앞두고 이해관계가 개입되어 총학생회 회칙을 바꾸거나, 외부인사 개입의혹 등으로 상호 신뢰성이 상실되다 보면 선거는 결국 파행을 맞이하게 된다. 이에 따라 상호 비방과 도덕성 시비까지 일게 되고 감정이 격화되어 내홍을 겪게 된다.

대학의 선거는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며,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의해 진행되어야 한다. 정부나 교육부는 대학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자율성’ 보장이라는 명분으로 방관해서는 안 된다. 선거때마다 발생하는 투표반영비율로 인한 갈등을 없앨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 총학생회 임원 선출과정도 학생회칙 개정이나 행정적 보완과정을 통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대학다운 선거가 치러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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