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 새해 예산안 협상이 법정 시한을 사흘 넘겨 4일 타결됐다.

◇5일 본회의 처리 합의=여야는 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법을 처리하기로 했다. 

여야3당 원내대표들이  법정시한을 사흘이나 넘긴 4일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내년도 예산안협상을 타결했다.(사진=연합뉴스)
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법정 시한을 사흘이나 넘긴 4일 오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내년도 예산안 협상을 타결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정우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대 쟁점이었던 공무원 증원과 최저임금 지원 예산 등에 대한 협상안을 발표했다.

◇공무원 증원 문제...한국당 유보=여야는 최대 쟁점인 공무원 증원 규모는 애초 정부 원안인 1만 2천 221명에서 줄어든 9475명 수준으로 확정한 대신, 정부가 2018년도 공무원 재배치 실적을 2019년도 예산안 심의시 국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이 안에 유보 의견을 달았다.

◇최저임금 인상 문제=최저임금 인상 보전을 위한 일자리 안정 자금 지원은 2조 9707억 원으로 하되, 2019년 일자리 안정 자금에 대한 재정 지원은 2018년 규모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편성하고 현행 직접 지원 방식을 근로 장려 세제 등 간접 지원 방식으로 전환하는 계획을 내년 7월까지 국회에 보고하도록 했다.

◇초고소득자 세금 인상= 초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소득세 인상안은 정부안을 유지하는 대신 법인세의 경우 최고세율(25%) 과세 표준 구간을 3천억 원 이상으로 조정하고, 모태펀드 등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세출 예산을 1천억 원 이상 증액키로 했다.

한국당은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도 입장을 유보했다.

◇아동 수당, 기초 연금 지급 내년 9월 연기=각각 내년 4월과 7월로 예정된 아동 수당과 기초 연금 지급 시한은 지방선거 이후인 9월 이후로 연기하고, 만 0세에서 5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아동 수당의 경우 2인 이상 가구 기준 소득 수준 상위 10%는 제외했다.

기초 연금 지급액은 정부 원안인 25만 원 인상안을 그대로 유지하되, 소득 수준을 감안한 차등 배려가 가능하도록 중장기 기초 연금 제도 개선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예산안 타결 정치권 반응=정세균 국회의장은 여야 합의 직후 별도 입장문을 통해 "2018년도 예산안이 헌법이 정한 시한을 지키지 못해 국민께 송구하다"며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예결위 관계자 분들이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를 이룬 것을 평가한다"며 다음날 오전 11시 본회의를 열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여야는 협상 직후 별도 의원총회를 열어 합의 내용을 설명하고 추인 절차를 밟았다.

◇민주당 분위기=민주당은 아동 연금 상위 10% 제외 문제 등을 놓고 일부 의원들이 비판했지만, 여소야대 상황의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인정하는 선에서 지도부의 협상안을 추인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예산안 협의 과정에서 여소야대 정국을 실감할 수 있었다"며 "여야 합의로 협치 예산안을 만들어내는 성과를 낼 수 있었고, 우리 당은 통 큰 양보를 통해 문재인 정부 첫 예산의 '사람 중심' 가치를 지켜냈다"고 자평했다.

◇한국당 분위기=공무원 증원과 법인세 인상 문제를 놓고 이미 보류 입장을 밝힌 한국당은 의총에서도 의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향후 본회의 표결 과정에서 험로를 예고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 발언에서 "법인세 안을 받지 못하고 말은 유보라고 했지만 동의를 해 줄 수 없었다고 보고를 드린다"며 공무원 증원에 대해서도 "주먹구구식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흥정하듯이 해서 공무원 숫자는 부끄러운 숫자다. 한국당은 받을 수가 없었다"며 협상 결과를 설명했다.

◇국민의당 분위기=국민의당은 일자리 자금 예산을 1년 한정으로 못박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지도부 차원에서 추가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여야 원내대표 간의 예산안 잠정 합의를 환영한다"면서 "공무원 증원 규모와 일자리 안정 자금 지원에 대해 국민의당이 적절한 대안을 제시했고, 그 대안의 큰 틀 범위 내에서 타협을 유도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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