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호텔직원 불길 잡으려다 참변…경찰, 대규모 전담 수사팀 구성

14일 오후 5시쯤 천안시 서북구 라마다앙코르 호텔에서 불이 나 진화에 나섰다. [제보 사진]<br>
14일 오후 5시쯤 천안시 서북구 라마다앙코르 호텔에서 불이 나 1명이 숨지고 19명이 병원에 이송됐다. [제보 사진]

14일 오후 충남 천안 라마다앙코르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1명이 숨지고 19명이 병원에 이송되는 등 2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5일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14일 오후 4시 56분쯤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라마다앙코르호텔 지하에서 시작한 불은 건물 벽면을 타고 위층으로 번졌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5시 34분쯤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였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며, 대응 2단계는 인접한 5~6곳의 소방서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한때 투숙객으로 추정되는 남성 2명이 호텔 창문에 매달려 구조를 기다리는 등 아찔한 상황은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전국에 실시간으로 전파됐다.

소방당국은 이들이 뛰어내릴 것에 대비해 에어 매트리스를 설치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도 대비했다. 남성들을 구조대와 함께 계단을 통해 무사히 현장을 빠져나왔다. 

호텔 지하부터 불길이 번지면서 연기가 올라오고 있다.

소방당국은 오후 8시 7분쯤 큰 불길을 잡은 데 이어 화재 발생 4시간여 만인 오후 8시 46분쯤 완전히 진화했다. 화재 진압을 위해 총353명(소방230명, 의용소방대40명, 경찰55명, 군부대4명, 적십자자원봉사자 24명)의 인력과 소방차 64대가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불로 최초 신고자로 알려진 호텔 시설관리팀 직원 김모(53)씨가 숨지고 투숙객 15명과 소방대원 4명이 화상과 연기흡입 등으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이 호텔은 지하 5층, 지상 21층 규모로 객실 420실을 갖췄으며 지난해 9월 오픈했다. 화재 발생 당시 호텔에는 투숙객 15명과 직원 42명 등 모두 57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큰 불길을 잡은 뒤 객실을 확인하는 작업 과정에서, 오후 8시 30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씨는 지하1층 환풍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119로 신고한 뒤, 소화기를 들고 진화에 나서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불은 화재 발생 4시간 여가 지난 8시 46분께서야 완진됐다.

한편, 경찰은 이번 화재의 중대성을 고려해 대규모 인력을 투입한 전담 수사팀을 구성했다.

천안서북경찰서는 이날 조상규 형사과장을 중심으로 형사팀 4명, 강력팀 20명, 지능팀 10명 등으로 수사전담팀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최초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1층에서 당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조사하는 것을 비롯해 건축 및 소방 관련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또 이를 위해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전, 가스안전공사 등과 합동으로 현장 감식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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