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명예퇴직 후 한국자산공사 본부장 ‘새출발’…“선거 안 치른 도백 역할, 아쉬웠다”

14일 명예퇴직하며 34년간의 공직을 마감하는 충남도 남궁영 행정부지사. 그는 명예퇴임식에 앞서 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그동안의 소회를 밝혔다. 

남궁영 충남도 제34대 행정부지사가 14일 자로 명예퇴직 하며 34년간의 공직을 마감한다.

1985년 공직(제20회 기술고시)에 입문한 남궁 부지사는 ‘충남도정의 역사’로 불릴 정도로 잔뼈가 굵다. 스스로를 ‘충남맨’으로 부를 정도로 깊은 애정을 과시하는 남궁 부지사는 이날 오전 명예퇴임식에 앞서 도청 기자실을 방문, 소회를 소개했다.

남궁 부지사는 먼저 4명의 민선도지사와 함께한 도정에 대한 소감을 묻자 “인근 광역단체는 지휘관이 바뀌면 직업공무원들이 성향이 다르다고 좌천인사로 내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네 분 모두 열심히 일하는 직업관료들을 인정해줬고 그래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갈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특히, 민선6기 안희정 전 지사의 궐위 때에 대한 질문에 “선거를 거치지 않고 도지사 직무(권한대행)를 맡게 됐다. 도민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일”이라며 “전 국민적으로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다행히 충남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던 조직이라 직원들이 흔들림 없이 잘해줬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후배 공직자들에게는 “흔히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관계”라며 “스트레스 받는 직원들을 상담해보면 업무적인 것보다 동료들과의 관계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결국 사람 관계 속에서 행정이 이뤄진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후배들에게 "중요한 건 일이 아니라 사람"이라고 당부했다.

아쉬운 점으로는 천안의 ‘중부농산물물류센터’를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안 전 지사의 ‘성추행 의혹’을 들었다.

남궁 부지사는 “당시 혁신사업으로 여기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민간 경영진을 잘못만나서 도정에 많은 우려를 끼치는 상황까지 갔다”며 “오늘날 광역급식센터 역할을 20년 전에 시도한 것인데, 지금 생각해보면 주변 인프라가 안 갖춰져 있었고 그래서 좌초됐다. 성공했다면 농업현실이 많이 개선됐을텐데 제일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 전 지사가 그렇게 되면서, 도민들이 겪었던 낙담은 저를 포함한 직원까지 말할 수 없었다. 사태 직후 전화도 여러 통 받았는데, 하도 화가 나고 마음이 아퍼서 술을 왕창 먹고 출근을 못했다는 내용이 많았다. 아마 모두가 같이 느꼈던 큰 아쉬움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끝을 흐렸다. 

안타까웠던 기억에서 안 전 지사 궐위 상황을 떠올린 남궁 부지사.

중앙부처 경험자로서, ‘충남 홀대론’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저도 중앙에 가서 (충남 홀대론을) 느꼈고 지방공무원을 하면서도 대전·충남권이 선거에서는 캐스팅보트로 역할이 크지만 정무적인 대우는 굉장히 약하다고 생각한다”며 “출신 공직자의 수도 많지 않고 직책도 지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리에 있질 못하다. 그 부분이 항상 아쉬웠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그는 ‘남궁영에게 충남이란’이라는 질문에 “충남은 제 일생이다. 아직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았지만, 젊은 시절부터 34년을 도민과 함께 일해 온 곳이 충남도다. 저의 인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떠나지만 인간 남궁영은 가까이에 있다. 멀리서라도 지역을 위한 일은 적극 돕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남궁 부지사는 1987년 충남도로 전입한 이래 농정유통과장(1996년), 혁신정책기획관(2007년), 경제통상실장(2011년), 기획관리실장(2013년) 등을 역임했다. 이후 행정안전부 지방행정연수원 기획부장과 정책기획관, 대변인, 제34대 충남도 행정부지사 등 국·도정 요직을 두루 거쳤다.

자리를 옮기는 한국자산관리공사 공공개발본부장은 금융회사의 부실채권 인수·정리, 기업 구조조정 등을 전담하는 준정부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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