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고용노동부 등 항의방문 불참통보…노조 측 "따로 대응할 방침. 공조할 건 하겠다”

한화 대전사업장 노동조합은 20일 오후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 희생자 빈소를 방문, 유가족들의 유관기관 항의방문에 동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한화공장 대전사업장 노조가 대전공장 폭발사고 희생자 유가족의 유관기관 항의방문에 불참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노조는 조합원이 아니더라도 업무상 인사사고에 적극적으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서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이번 사고 희생자에는 조합원이 포함돼 있는 상황인데다, 유가족에서 동참을 요청했음에도 이를 거절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21일 유가족들은 폭발사고로 숨진 3명의 희생자 유가족들은 세종시 정부청사 고용노동부를 항의방문했다.

당초, 유족들은 한화 노조측에 고용노동부, 방위사업청 등 공장 작업현장 안전을 관리·감독하는 정부 및 지자체 기관에 항의방문에 함께 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사고 때 현장을 맡았던 관리·감독 책임자를 반드시 처벌하고, 한화 측이 분명한 재발방치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할 심산이었다.

그러나 노조 관계자는 20일 오후 빈소를 방문해 함께 항의방문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노조의 불참 통보해 실망한 유가족들은 한화 측 관계자 및 노조원의 분향소 출입을 불허하겠다고 퇴거를 공식요청한 상태다.

유가족 김모 씨(47)는 노조의 불참 통보에 서운함을 감추지 못하며 "위험한 작업장에 대한 안전조치를 회사가 하지 않으면 작업중지권을 가진 노조가 나서서 작업을 못하게 중지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걸 안 했다는 것은 직무유기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한화 대전공장 노조 관계자는 유가족들의 아픔에 공감하면서도 불참 이유에 대해 "강압적인 태도를 보였다"며 유감을 표했다.

노조 관계자는 <충청헤럴드>와의 통화에서 “유가족들의 슬픔은 백번 이해 한다. 뭐라 할말이 없다”며 “유가족 돌봄 등 (노조측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대내외적으로 적극 지원하겠다. 현재 사측을 상대로 원인규명을 요구하는 등 조합차원에서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유가족들은 조합에 협조를 구하는 게 아니라 지시를 했다. 그 부분(합동 항의방문)은 유가족 입장대로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시 사고로 남아있는 친구(직원)들도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 하고 있다. 유가족도 유가족이지만 남아있는 직원들도 돌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같이 대응하는 부분에 있어 조합원들이 원치 않는다. 대외적인 부분들은 별도로 행동하겠다. 상집대의원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결정난 사항”이라며 “사측의 원인규명을 압박하고 있고 나름대로 대책기구를 설치해 항의 방문을 조합차원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유가족 측과) 원만한 공조 방안을 강구 하며 공조 할 부분은 하겠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의 항의방문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노조의 입장에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날 고용노동부 항의방문에 함께한 김용복 한국노총 대전지부장은 “(유족들과) 같이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동참을 결정했다"며 "특별하게 한화 노조와 연락한 건 없었지만 불참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같이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그는 "왜 안 온건지는 모르겠다. 내부사정이 있겠지만 대전 한국노총 대표로서 (한화 노조가) 같이 참석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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