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경기 용인 유치, 국가균형발전 역행” 반발…박완주 국회의원, 이완구 전 총리도 분개

21일 충남도의회의 SK하이닉스 용인 유치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 오인철, 이공휘, 김은나, 한옥동 의원. 
21일 충남도의회의 SK하이닉스 용인 유치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는 오인철, 이공휘, 김은나, 한옥동 의원. 

충남 천안시가 유치전에 적극 나섰던 SK하이닉스 반도체클러스터가 사실상 경기도 용인시 유치가 확실시 되면서 충남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지난해 12월 수도권 3기 신도시 조성계획 발표에 이어 이번 반도체 클러스터도 수도권이 유력해지면서 문재인정부의 국가균형발전 강화 정책이 공수표로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유치전에 뛰어든 타 지역은 상응하는 투자계획이 나왔지만 충남 천안만 제외돼 ‘충남 소외론’을 가중시키고 있다. 

충남도의회는 22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용인시 유치 결정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통해 “SK하이닉스가 특수목적회사인 SPC를 통해 경기도 용인으로 투자 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정부정책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도의회는 “지난 수년간 지방경제는 경기침체와 일자리 부족으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특히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까지 더해져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이미 제조업이 포화상태인 수도권에 또다시 대규모 생산시설을 조성한다는 것은 지속가능한 국가발전을 저해하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수도권 공장총량제’에 대해서도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철저하게 준수돼야 함에도 오히려 정부가 ‘특별 예외’ 라는 꼼수를 통해 수도권에 클러스터 조성 한다면 어떤 기업이 지방에 막대한 투자를 할 것인가”라고 따졌다.

그러면서 “이번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용인으로 최종 결정될 경우, 이는 공장 하나가 수도권에 들어서는 차원이 아니라 수도권 규제 완화의 기폭제가 될 것이 자명하다. 이로 인해 지역균형 발전의 근간이 흔들려 결국 정부는 지방분권·국가균형발전를 포기하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근 정치활동을 재개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는 현 상황에서 국외출장 중인 양승조 충남지사와 구본영 천안시장을 싸잡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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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총리는 “그동안 (유치) 경쟁관계에 있던 경기의 모지역, 충북의 모지역, 경북의 모지역에 대해서는 지역반발을 의식해 SK하이닉스에 대한 일부 투자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러나 충남 천안은 용인지역과 바로 인접해 있음에도 이런 보완계획에 조차 끼지 못했다.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충남도 수장인 양승조 지사는 일본으로, 직접 당사자인 구본영 천안시장은 브라질로 출장을 갔다. 걱정스러운 지역단체장들의 행보”라면서 “즉각 충남지사와 천안시장은 출장을 중단하고 도민과 함께 대책을 세워 대응해야 한다”고 일갈했다.

‘천안을’이 지역구인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도 자신의 SNS에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실현하고자 했던 68만 천안시민의 요구가 간절했던 만큼, 참담한 심정을 말할 수 없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공장 총량제의 원칙은 한 기업의 이해관계가 아닌 대한민국 전체 국민의 삶과 생존을 위한 기본원칙”이라며 “따라서 SK하이닉스 비수도권 유치는 정치적 논리가 아니라 수도권공장총량제에 부합하는 정당한 요구이자 간절한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향후 SK하이닉스 투자심사 과정과 지원책 마련 과정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며, 무엇보다 최우선적으로 ‘국가균형발전과 수도권공장총량제’의 원칙이 훼손되어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SK하이닉스의 투자 의향서 심사 및 지원에 대한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밝혀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편 21일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 SPC를 통해 용인시에 투자의향서를 공식 제출,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에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조성을 용인시로 결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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