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의지 부족’ 질타…“끝까지 강경 대응” 주문

26일 천안시의회 주요현안 업무보고 자리에서, 의원들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실패에 대한 집행부의 의지 부족을 강하게 질타했다. 회의가 열린 본회의장 모습.

천안시의회가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이하 SK클러스터) 유치 실패와 관련, 집행부의 의지부족을 질타했다. 

특히, 유치전에 나선 지역 가운데 천안시만 추후 투자계획에서 제외된 점을 거론하며 “끝까지 강경한 대응에 나서야 추후 국책사업에 대한 소외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천안시의회 의원들은 26일 열린 집행부의 주요현한 업무보고 자리에서 오석교 기획경제국장의 SK클러스터 유치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이종담 의원은 “과거 이웃 아산시가 삼성을 유치할 때의 노력에 비하면 이번 천안시 집행부의 노력은 부족해 보인다. 국장님은 산자부에 과연 몇 번이나 갔었나. 산자부는 종축장 이전부지에 대한 존재도 몰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시민들의 열망을 담은 현수막도 부족했고, 이제 결정됐으니 대응을 않겠다는 태도도 문제가 있다. 시의회는 얼음물을 뒤집어 썼는데, 시는 고작 정부의 발표를 받아들이겠다는 것 아니냐”고 일갈했다.

특히 “앞으로 수도권규제완화 정책이 계속되면 그냥 받아들일 것인가. 최소한 시민들이 참여한 결의대회를 마련하고 삭발식이라도 열어야 할 것 아니냐”며 “우는 아이 젓 준다고, 유치에 실패한 충북도 35조 원, 이천도 20조 원, 구미도 9000억 원의 투자가 이뤄진다는데 천안은 뭐가 있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유치에 실패할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과정을 보면 너무 의지가 부족하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다. 중앙정부에 우리의 외침을 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런 아픔이 반복되고 과거 ‘핫바지’ 소리를 또 듣게 될 것”이라며 “의회와 시민과 함께 집행부가 나서서 가열차게 투쟁해야 어떤 결과물이라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22일 천안시의회 황천순 의원(왼쪽)과 엄소영 의원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22일 천안시의회 황천순 의원(왼쪽)과 엄소영 의원이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유치를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정도희 의원은 보다 강도를 높였다. 정 의원은 “하나의 '쇼'에 불과했다고 생각한다. 일단 시기적으로 타 지자체는 수개월 전부터 준비했는데 천안시는 고작 20여 일에 불과했다. 의지가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성환 종촉장 이전부지를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문제다. 이전만 7~8년 걸리는 땅에다 국가 소유부지인데 누가 믿고 오겠느냐”며 “아무 생각 없이 남들이 유치한다니까 덩달아 참여한 것 아닌가. 천안시 행정의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혔다. 시 명성에 먹칠을 했다”고 일갈했다.

의원들의 격한 반응에 오석교 국장은 “결과적으로 실패했기 때문에 의원님들의 질책은 달게 받겠다”면서도 “짧은 기간이지만 최선을 다했다. 그렇지만 행정적인 한계가 있었다. 정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인치견 의장은 “시의회가 유치를 위해 한 목소리를 냈지만, 더 강하게 지역의 목소리를 내면 집단이기주의로 비쳐질 수도 있었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측면도 있었다”며 “이 자리에서 나온 의견들은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행정부에 충분히 전하겠다”고 상황을 정리했다.

한편, 이날 의원들은 SK클러스터 유치 실패에 대한 우려 때문인 듯 축구종합센터 유치에 관련해서도 철저한 추진을 거듭 강조했다. 

저작권자 © 충청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