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의원회의서 ‘집중포화’…“근거도 설명도 없는 강행, 의회 무시한 처사”

12일 열린 아산시의회 의원회의 모습.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무궁화축구단 회생 과정에서 절차를 무시한 집행부의 결정을 집중 추궁했다.

충남 아산시의회가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이하 무궁화축구단)의 회생과 관련, 행정 절차를 무시한 집행부를 질타했다. 

12일 열린 의원회의에서 보고된 무궁화축구단 운영계획에 따르면, 아산시는 무궁화축구단의 K2리그 2019년도 시즌 참여를 전제로 올해 상반기 추경에 14억 5000만 원을 계상했다.

앞서 지난해 시는 무궁화축구단 운영예산 19억 5000만 원을 본예산에 올렸다. 

그러나 시의회는 계약만료 기간(2018년 6월 30일)이 지나도록 3자(아산시, 경찰대, 프로축구연맹)간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자 축구단 사무국 정리비용(2억2100만 원)과 유소년 축구단 운영비(2억7900만 원) 등 5억 원만 통과시키고 나머진 삭감한 바 있다.

즉, 아산시가 행정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삭감한 사업을 법적 근거 없이 되살려 추경 예산을 의회에 요구한 점, 그리고 이 과정에서 설명이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것이 이날 시의회의 지적이었다.

먼저 장기승 의원은 “의회는 심의·의결하는 기구고 집행부는 그걸 집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런데 심의한 결과를 다시 뒤집은 배경이 무엇이냐”며 “만료 기한까지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포기한다는 뜻 아닌가? 그에 따라 예산을 삭감했으면 그대로 집행했어야 옳다. 이런 식이 한 두건이 아니다. 의회를 얼마나 우습게 여기는 것이냐”고 포문을 열었다.

맹의석 의원도 “보고 자료에 ‘2019년 본예산 심의 시 14억 5000만 원이 삭감돼 K리그 참여가 불가하다’고 돼있다. 꼭 의회 예산삭감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행정 절차에 따라 처리한 사안이었다”면서 “몇몇 분들의 의견으로 사업을 강행 중인데 만약 추경예산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그들이 재산을 들여 운영할 것인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이에 김미영 의원은 “(의회 예산 삭감까지의) 상황이 그러했음에도 시가 축구단 회생을 결정한 건, 시민들의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무궁화축구단 회생의 당위성을 상기시킨 뒤 “집행부에서도 그런 관점에서 설명했어야 한다. 마치 하면 안 될 사업을 하고 있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다”고 집행부를 두둔했다.

존폐위기에 놓였던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이 기사회생하면서 2019 시즌에도 K리그2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K리그2 우승 당시 환호하는 선수들 모습. [아산무궁화축구단 제공]<br>
K리그2 우승 당시 환호하는 무궁화축구단 선수들 모습. 

그러나 다른 의원들의 쓴소리는 이어졌다. 전남수 의원은 “시민의 요구가 있다고 의회의 결정을 무시하면 안 된다. 6월 이후 경찰청에서 (선수 충원이 가능하다는) 회신이 왔다면 의회에 보고하고 동의를 구했어야 할 사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미경 의원 역시 “시가 재계약 시기를 놓쳤기 때문에 상임위에서 예산을 삭감할 수밖에 없었다. 집행부의 미비한 운영이 이 사태의 원인”이라며 “추경 예산이 통과 되든 삭감되든,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은 행정부가 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현인배 의원은 “집행부가 예산편성을 다 마치고 의회에 돈만 달라고 요구하는 식의 행태가 바뀌어야 한다. 이 문제도 결국 축구인들을 볼모로 잡아놓고 예산을 요구하는 것 아니냐”면서 “우리도 선진 유럽프로구단처럼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해 경기가 없을 땐 지역상권 활성화에 기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종택 복지문화국장은 “당시 상황이 워낙 급박하게 돌아가고 변화의 폭도 컸던 만큼 의회에 일일이 보고하지 못한 것 같다”며 “제가 재임하는 동안 책임지고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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