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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로 전락한 '종량제봉투'...소매업자들 불만
애물단지로 전락한 '종량제봉투'...소매업자들 불만
  • [충청헤럴드=허경륜 기자]
  • 승인 2019.03.1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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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결제시 장당 이윤율 4.5%대..."담배보다 낮아"
소비자들 "지금 가격도 부담...그정도는 감수해야"
대전지역 소매업자들이 종량제봉투 공급가와 판매가를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과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 20L 가정용 종량제봉투 한 장을 사는 고객이 신용카드를 들이민다. 이윤이 얼마 남지도 않는데 카드수수료 까지 빼고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다. 대전 대덕구에서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김 씨의 고민이다.

종량제봉투 판매를 놓고 대전지역 상인들의 한 숨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신용카드가 소비자들의 결제 수단으로 보편화 되면서 봉투 한 장을 살때도 카드를 내기 때문이다. 

카드 수수료를 떼고 나면 봉투 한 장당 남는 수익은 5%도 채 되지 않는다. 20L 봉투 한 장을 카드결제로 팔면 남는 돈은 30원뿐. 인건비와 관리비, 각 종 세금 등을 포함하면 이마저도 손해다.

대전 서구에서 슈퍼를 운영 중인 임 모씨는 "장당 30원도 안되는 이윤 때문에 손님들로부터 카드를 받고 싶지 않지만, 손님들이 끊어질까 그럴수도 없다"며 "갈수록 카드 결제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 (종량제봉투를) 팔고 싶지 않지만 그러지도 못한다. 봉투가 애물단지다"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소매업들은 종량제봉투가 떨어지면 구청에서 위탁한 판매업체에서 구매해야 하는데, 현금으로만 선입금을 해야만 살 수 있다"고 불합리함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봉투 판매가를 올리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기때문에 봉투의 공급가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대덕구에서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김 모씨는 타 지역에 비해 저렴한 봉투 판매가를 두고 불만을 쏟아냈다.

김 씨는 "비교적 마진율이 낮은 담배도 4050원에 들어와서 4500원에 판다. 이윤이 9% 정도된다"며 "(종량제봉투 카드 결제시) 이윤율이 5%도 안 되는 건 너무하다. 판매가를 높여서 소매점 이윤을 올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들은 종량제봉투 판매가 인상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충청헤럴드> 확인 결과, 부산시 해운대구는 가정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20L와 50L종량제 봉투를 각각 850원과 2070원으로 판매하고 있다. 대전에 비해 190원(660원)과 420원(1650원)이 높은 가격이다.

해운대구 슈퍼에서 종량제봉투 20L와 50L를 신용카드로 판매할 경우, 소매점이 가져가는 이윤은 각각 60원과 176원. 반면, 같은 조건으로 대전 대덕구에 있는 업체가 취하는 이득은 각각 30원과 76원으로,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소매업자들은 수익이 없다는 이유로 종량제봉투의 가격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은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다.

대덕구에 사는 주부 이 씨는 "일주일에 종량제봉투를 2~3봉지 사서 쓰고 있는데, 지금도 봉투구매하는 값이 적지 않은 부담이 된다"며 "최근들어 다방면에서 물가가 오르며 살림을 하기도 힘이 빠지는데, 종량제봉투 값까지 오른다면 체감하는 부담은 특히 커질 거 같다"고 호소했다.

서구에 거주하는 주부 김 씨도 "안 그래도 지금도 종량제봉투값이 솔찮게 들어 봉투 값을 아끼려 (쓰레기를) 꾸역꾸역 꽉 채워 담고 있다"며 "슈퍼하시는 분들도 힘들다는 건 알지만 그 정도는 감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관할청 관계자도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갈등에 이렇다 할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덕구청 환경과 관계자는 "대전에서는 지난 2005년 10월 종량제봉투값이 인상된 후 현재까지 동결상태"라며 "업자들의 이윤을 높이고자 판매가를 올릴 경우, 소비자들로부터 더욱 큰 민원과 반감이 뒤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 상태에서 변화를 주는 것은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어느 한쪽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대안으로 무상공급 등을 고민해봤지만 이마저도 제정운용상 실행가능성이 적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관계자의 입장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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