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혁신도시 당론 채택 ‘7부 능선’ VS “사실상 실질적인 소득 없어”

20일 충남도청을 찾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운데 오른쪽)와 양승조 충남지사(가운데 왼쪽).

충남지역의 주요 현안이 논의되면서 이목이 쏠렸던 더불어민주당과 충남도의 예산정책협의회 결과에 대해 상반된 평가가 나오고 있다. 

도는 최대 현안인 혁신도시 여당 당론 채택이 ‘7부 능선’을 넘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지만, 사실상 도의 주요 현안에 대해 여당 지도부가 확답을 준 것이 없다는 냉랭한 반응도 함께 감지되고 있다.

20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는 양승조 지사와 이해찬 민주당 대표, 설훈‧이형석‧이수진 최고위원을 비롯해 윤호중 사무총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김성환 당대표비서실장, 강훈식 정략기획위원장, 어기구 충남도당위원장, 박완주 국회의원, 강희권 홍성예산지역위원장, 유병국 충남도의회의장, 김연 충남도의회 원내대표와 다수의 시장‧군수 등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충남 혁신도시 지정 및 공공기관 이전 ▲평택~오송 복복선 사업 천안아산 정차역 설치 ▲노후석탄화력 조기폐쇄 ▲공주보 해체 유보 등이 주요 관심사였다.

양 지사는 이 사업들에 대한 당 지도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했고, 이해찬 대표 역시 적극 지원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충남도 예산정책협의회 참가자들의 기념촬영 모습.

그러나 민주당 충남도당을 맡고 있는 어기구 의원(당진)은 지역 현안에 대한 당 지도부의 결단을 압박하고 나섰다. 지역에서 불거지고 있는 ‘충남 홀대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어 의원은 “압도적인 지지를 보여준 충남도민에게 당이 보답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총선이 1년 저도 남았는데 민심이 심상치 않다”며 “한국당의 지지도가 민주당을 넘었다는 보도도 나온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문재인 정부의 국정을 뒷받침하려면 충남도민의 지지가 필요하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소외받지 않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현안에 대한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에 설훈 최고위원은 “충남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당초 2022년까지 예정된 노후석탄 6기를 조기폐쇄하려 한다. 충남도민의 숙원인 보령 1·2호기 폐쇄도 앞당길 것”이라며 “석탄발전의 LNG 등 친환경 전환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수진 최고위원 역시 “제 부모님 고향이 홍성”이라고 말문을 열며 “충남의 혁신도시를 비로샣 해양바이오클러스터 육성 등 주요 현안을 당에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챙겨보겠다”고 화답했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듯, 충남도는 비공개 회의 내용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회의가 끝난 뒤 비공개 논의 결과를 발표하는 나소열 충남도 문화체육부지사.

회의가 끝난 뒤 나소열 문화체육부지사는 ▲혁신도시는 충남에도 지정될 수 있도록 당이 정부와 국회에서 적극 노력 ▲‘평택~오송 복복선’ 천안아산 정차역 문제는 현재 진행되는 정부안에 대해 충남의 우려를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 ▲공주보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탄력적으로 운영 등의 회의 결과를 발표했다.

나 부지사는 “혁신도시 당론 채택은 7부 능선을 넘었다고 본다. 지난 회의 보다 당내 긍정적 기류가 확산됐다. 여당이 정리된다면 야당도 반대가 없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공주보 결정은, 주민들의 우려를 충분히 감안해 검증을 마친 뒤 결정하겠다는 뜻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회의를 취재한 지역 언론들의 평가는 달랐다. 양 지사 당선초기 가졌던 회의 내용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

한 취재 기자는 “지난해 9월 이해찬 대표가 방문했을 때와 진일보한 내용이 없다. 결국 확답을 준 사안은 하나도 없지 않냐”며 “아직 여당은 ‘충남 홀대론’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도와 지역 정치권 역시 보다 확실한 대답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아쉬웠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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