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전지방경찰청서 오전 긴급 기자회견 열어
"한국당, 선거패배 인정하고 구태정치 멈춰야...검찰이 수사방해"

황운하 경찰청장은 21일 오전 대전경찰청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정치인들의 주장처럼 경찰이 정말 편파수사를 했는지, 공작수사를 했는지 특검이 제대로 밝혀 줬으면 좋겠다"며 "특검논의가 있다면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자유 한국당이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의 과거 수사를 '정치수사'로 규정하며 제기한 특검 촉구에 황 청장이 "환영한다"고 받아쳤다. 가열 공방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가운데, 특검이 이뤄질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운하 청장은 21일 "세금이 낭비되는 특검제도를 하자고 먼저 요청할 순 없지만 특검논의가 있다면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황 청장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심정은 불감청이언정 고소원(감히 청하지는 못하지만 마음 속으로 간절히 바란다)"이라며 "일부 정치인들의 주장처럼 경찰이 정말 편파수사를 했는지, 공작수사를 했는지 특검이 제대로 밝혀 줬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6·13 선거 당시 경찰이 수사했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비서실장 비리 의혹 사건 무혐의 처분과 관련 한국당이 촉구하고 있는 '특검'에 대해 동의한 것.  

황 청장은 "특검을 통해 김 전 시장과 주변 인물에 대한 토착 비리 혐의에 대해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황 청장은 무혐의 처분을 결정한 검찰에 대한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황 청장은 "당시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 기각 등 비협조로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 했다"며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경찰수사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도록 사실상의 수사방해가 있었던 거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과거의 사례를 보더라도 증거가 명백하고 차고넘치더라도 검찰은 증거가 없다"며 "검찰이 경찰수사와 저에게 타격을 주기위해 무혐의를 줬다. 이것도 특검을 통해서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경찰청 정문 앞 맡은편 울타리에 걸려있는 현수막.

자신에게 비판을 쏟아내는 자유 한국당에 대해서는 억울함을 표출했다. 

황 청장은 "선거 과정이라는 점을 인식해 수차례 수사관들에게 당무하며 엄정중립을 지켰다"며 "조금아라도 편파적으로 비칠 수 있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언론 노출도 극도로 자제했다"고 말했다. 

또 "모 기업으로부터 쪼개기 형식으로 후원금을 받은 김 전 시장도 입건 대상이었지만 유보했다"며 "대역죄가 아니라면 울산시 화합을 위해 유보했으면 좋겠다는 시민들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결과적으로 선거에 패배했다고 해서 그것을 경찰에 책임을 돌리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행동이다. 구태정치를 멈춰야 한다"며 "오히려 경찰의 중립에 대한 수사에 감사해야하고 높이 평가해야한다"고 꼬집었다.

김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 사건은 경찰이 지난해 울산시 북구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 김 전 시장의 비서실장 등이 특정 업체의 레미콘을 쓰도록 강요한 혐의가 있다며 수사를 벌인 사건이다.

한편, 자유 한국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대전경찰청 후문에서 황운하 청장의 파면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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