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는 앉아서, 노인은 서서!
스마트폰 하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스마트폰 만능시대. 그러나 디지털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기기가 우리 생활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 생활기반을 빠르고 간편하게 바꾸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디지털 혁명의 이면에는 이른바 '디지털 세대 격차'가 존재한다.
최근에는 '젊은이는 앉아서, 노인은 서서'라는 웃지 못할 상황도 재현되고 있다. 젊은이들은 기차 예매를 미리 모바일로 하기 때문에 좋은 자리에 앉는 반면, 어르신들은 창구 예매를 하다 보니 입석으로 갈 수밖에 없다.
모바일을 통해 발권되는 좌석은 전체의 70%를 차지한다. 이게 바로 디지털 문화의 소외 현상이다. 공연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이미 온라인으로 예매를 하다 보니 현장 구매를 하려는 고령층은 허탕을 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젊은 층들은 같은 제품이지만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거나 다양한 행사, 포인트, 쿠폰 등의 혜택을 누리는 반면, 고령층은 이 같은 서비스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게 현실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은 디지털기기의 편리함을 만끽하면서 실익을 챙긴다. 하지만, 고령자일수록 디지털기기로부터 소외돼 오히려 역차별을 당한다. 이 같은 디지털 격차는 이미 금융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좀처럼 은행 갈 일이 없다. 이체와 같은 간단한 은행 업무는 이동 중에도 스마트폰으로 1~2분 안에 해결할 수 있다. 그러면서 최근 은행들의 수익성이 악화하여 점포를 대폭 없애는 바람에 자주 이용하던 은행 점포가 하루아침에 없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상대방 전화번호만 알면 간단하게 이체할 수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도 인기다. 인터넷 전문은행은 오프라인 점포를 설치하지 않는 대신, 비대면 거래를 통해 금리 혜택이 높다.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다. 반면, 농어촌에 거주하는 어르신들은 은행 볼 일이 있을 때, 아예 날을 잡아 반나절 이상 시간을 따로 내야만 한다. 자가용이 없거나 대중교통이 뜸한 곳에서는 불편함이 더욱 크다.
정보격차는 정보화 사회에서 개인의 사회적, 경제적 격차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디지털기기가 보편화 되면서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계층은 지식이 늘어나고 소득도 증가한다.
반면, 디지털기기를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이나 계층은 지식과 소득이 오히려 줄어들어 계층 간 격차가 더욱 커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빨라지는 고령화에 대비해 디지털 문맹의 문제를 해소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사정이 이렇게 심각하지만, 고령층에 대한 디지털 교육은 뉴스 검색, 이메일, 비상호출 요령을 가르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남녀차별, 성차별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듯 이제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문제도 그만큼의 사회적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해소는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범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디지털 격차가 앞으로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는 고령자들에 대한 디지털 정보화 교육 시스템을 마련하여 디지털 소외계층을 위한 배려와 대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