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시대
2025-11-06 노금선 시인
욕망은 늘 익숙한 위장에서 시작된다
내가 아는 것 모두 버리고 새롭게 채우고 싶을 때
낯선 곳으로 떠나본다
제한된 삶 속에서 반복되는 날들을 살다 보면
존재 자체가 상실되고
보이지 않고 만질 수 없는 현재가 늘 위태롭게 떠 있는
바람 둔 풍선처럼 느껴진다
진실은 떨어져 보아야 선명해진다
보이지 않는 것들과 살고 있는 무형의 실체
변화를 느낄 땐 이미 실체는 멀리 가 있다
내면에 깔린 슬픔을 하나하나 지우다 보면
보이지 않는 무한 공간으로 침식되어 간다
원본이 무의미한 복제 시대에
거짓이 진실보다 더 진실이 되어 세상을 점령해 간다
허지만 누구도 이의를 주장하거나 반기를 들지 않는다
모두가 다 복제되어 살아가고 있으니까
[작품 해설]
가짜가 진짜보다 더 잘 만들어 만든 사람들도 분간하기가 어렵다고한다.
하물며 복제된 것들은 원본이 무색할 정도로 발전되어가는 요지경 세상이다.
거짓말이 진실을 거짓으로 만들고 거짓이 더 진실처럼 세상을 점령해가도 누구 하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솔직하고 정직하게 살면 오히려 무시당하고 손해보는 세상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다 복제된 인간인지도 모른다.
노금선 문학박사 / 시인 / 시낭송가 / 화가 / 2000년 '오늘의문학' 등단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 한남대학교 석사, 박사과정 이수
'대전문학상' '한남문학 특별상' 21회 천동문학상
시집 '꽃멀미' 외 7권 발행
현, 선아복지재단 이사장, 노인요양원 실버랜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