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헤럴드 권성하 기자] 대학 입시에서 자기소개서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의 목적과 관련이 깊다. 학생을 선발하는 대학의 평가인 입학사정과과 교수들이 관심을 두는 사항을 확인하는 서류이기 때문이다.

평가자는 학종전형의 목적에 들어맞는 학생인지를 가려내기 위해 1단계 서류평가 과정에서 '학업역량'이나 '전공 적합성', '인성', '발전 가능성' 등의 평가요소를 중심으로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살핀다.

학생부가 교사들에 의한 학생에 대한 기록물이라면, 자소서는 지원자 자신이 직접 작성하는 이력서다. 때문에 자소서 1번 문항부터 임펙트있는 내용이 기록돼야 좋은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

모든 대학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자기소개서 공통양식을 사용하는데 공통양식은 1번 문항과 2번 문항으로 구분된다.

1번 문항은 수험생의 학업역량과 계열(전공)적합성을 써 넣고, 2번 문항은 학교 생활 속에서 실천했던 나눔과 배려, 협역 등의 인성을 기술하면 된다.

공통양식의 1번 문항은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본인에게 의미가 있는 학습 경험과 교내활동 등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기 바랍니다. (띄어쓰기 포함 1500자 이내)"라고 돼 있다. 지원자의 '대학 수학능력(修學能力)'과 학업에 대한 태도, 학문적 관심, 전공에 대한 자질 등을 평가하겠다는 의미다.

1번 문항은 지원자가 대학에서 수학할 만한 학업역량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수능'인 셈이고, 평가자가 가장 먼저 읽는 문항이므로 무엇보다도 평가자의 관심을 끄는 것이 중요하다.

평가자는 학생부에 기재돼 있는 다양한 활동 가운데 지원자에게 가장 의미 있는 경험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어떠한 활동적 특징이 있는지를 평가한다.

때문에 학교생활에서 끊임없이 발전하고자 노력한 모습과 자신의 학업역량과 잠재력을 평가자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같은 내용을 담더라도 결과 위주로 작성하느냐, 과정 위주로 작성하느냐에 따라 매우 다른 자소서가 된다. 또 무언가를 성취한 경험만 줄줄이 언급하는 것보다 해당 경험을 밑거름으로 앞으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까지 제시하면 더욱 좋은 자소서가 완성된다.

올해 변경된 공통문항 1번은 기존 1번 문항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과 2번 문항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동아리) 활동'을 합친 내용이다.

이중 '자신의 진로와 관련하여'라는 문구가 주목된다. 학업, 활동, 탐구 등의 구분 없이 고교 재학 중 진로와 연계된 학습 경험과 비교과 활동을 통해 전공 적합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학업 우수성을 중점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다시 말해 고교 3년간 지적호기심을 바탕으로 한 후속, 연계, 심화 활동이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내용이어야 한다. 진로와 관련한 지적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심층 탐구 활동을 했는지를 지원한 분야에 관심과 열정을 보인 활동을 통해 언급하고, 대학 진학 후 자기주도적으로 학업을 수행할 수 있다는 학업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참고로 자소서 3번 자율문항을 요구하는 대학의 경우, 공통문항 1번에서는 진로와 관련한 역량이 드러날 수 있도록 작성하고, 대학별 문항에서 지원 동기를 작성하면 금상첨화다.

자소서 1번 문항을 쓸 때는 먼저 학습 경험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과 변화를 생각해봐야 한다. 어떤 이유로 해당 과목(분야)에 관심을 두게 됐고, 어떤 고민을 해왔는지, 무엇을 배우기 위해 어떻게 공부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학습 경험으로는 수업 시간에 이루어진 활동에서 진로 선택에 영향을 주었던 활동과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고 성장시킨 교육 활동을 찾아보고 활동과정과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의 강점을 기술하면 된다. 좋은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상세하게 언급하는 것이 좋다.

현행 교육과정은 '창의융합형 인재'를 배출하는게 목적이다. 학업이 개인적인 배움으로 끝나지 않고, 지식을 배우고 체득한 뒤 현실에 적용해보는 실행력을 중요시한다. 때문에 배운 지식을 실제 활동에 적용해본 경험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면 좋다. 이해와 암기를 잘하고 성적이 높은 학생이 평가에서 우선되지만 자신과 비슷한 성적의 경쟁자 중에서라면 학업과 연결된 실행 경험 인 문제해결력과 자기주도성이나 리더십은 더욱 좋은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또 1번 문항은 본인이 지원한 학과에서 요구하는 자질을 어떻게 얻었는지를 기술하는 것인 만큼 (비교과) 활동과정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과 수행과정 속의 어떤 모습이 대학 진학에 필요할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활동과정을 상세히 언급하면서 자기 주도적 활동역량을 드러내야 한다. 각각의 활동 경험에서 얻은 가치를 강조하고 여러 활동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고,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그 활동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구체적으로 언급할 필요가 있다.

'학습 경험과 교내활동'에서 느낀 점으로는 고교 3년간 자신이 어떻게 성장했는지와 변화된 모습, 그리고 대학과 이후 진로를 고민하며 공부하고 활동했던 노력과 의미를 써 넣어야 한다. '자신의 진로와 관련'이라는 문구를 너무 좁게 해석하지 말고, 지원한 분야와 관련된 선택과목에 대한 도전, 수업에 대한 열정, 수행평가 준비, 관련 대회 참가, 동아리 활동, 멘토-멘티 활동, 과학실험, 자신만의 학습법을 고안해 학업성취를 이룬 경험, 자기 주도적 학습 경험 등도 좋은 소재가 될 수 있다.

대학의 평가자는 자소서를 통해 지원자의 학업 의지와 성취도, 전공 적합성, 자기주도성, 학교생활 충실도, 발전 가능성, 창의성 등을 파악하고자 하므로 자소서의 역할을 서류평가 단계에서 평가자의 사전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생각하면 좋다.

고교생활 중 가장 의미 있는 학습 경험을 설명하면서 지원자가 단순 암기 이상의 깊이 있는 지식을 갖췄고,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서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지원하는 전공과 관련지어 서술하면 전공 적합성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1번 문항에서는 평가자가 수험생에게 기대하는 모습(가치)과 이런 모습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활동 경험을 학생부에서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강조하고 싶은 본인의 장점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잘 보여 줄 수 있는 활동, 다시 말해 평가자가 지원자를 이해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가의 관점에서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활동한 사례를 중심으로 기술하는 것이 핵심이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자기 주도적으로 탐구하고 지식을 확장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것도 좋다.

교과 시간에 배운 것을 그 내용 자체만 아는데 머물지 말고 동아리 활동으로 의문을 끌어낸 점과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가설을 설정하고 실험을 통해 해결해보려고 노력한 점, 그리고 본인의 관심사를 한 곳에서만 드러내지 않고 다양한 과목과 연계하려고 노력한 점을 강조하면 어느 과목에서든 본인의 관심사를 충분히 드러낼 수 있다.

지원자가 실제 탐구했던 내용을 사례로 들면서 그 활동이 점차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자연스럽게 드러내야한다.

예를 들어 경제 시간에 통계에 관심이 끌렸을 경우, 경제 성장률에 관심을 두고 여러 자료를 합산하여 경제 성장률을 계산해보는 과정을 언급해보자. 경제 성장률 표를 직접 계산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과 문제해결 과정을 자세히 기술한다면 평가자는 경제 성장률 표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계산해보는 과정을 통해 지원자의 자기 주도적 학습 태도를 확인하고, 지적 호기심을 적극적 탐구로 발전시켜 온 과정을 살펴보면서 지원자의 탐구 능력과 발전 가능성에 점수를 줄 수 있다.

또 '나의 관심과 열정은 무엇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를 언급하되, 진로와 관련 있는 활동들을 선택하고 우선순위를 매길 필요가 있다.

우선, 본인에게 유익하고 의미 있었던 활동 위주로 순서를 정하고 난이도와 투자시간을 고려하여 선택하는 식이다. 또 지원자가 전공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와 그 관심을 심화시키기 위해 추가한 활동도 좋다. 지속적이고 꾸준한 교내활동이 자신에게 미친 영향을 전공과 관련지어 지원자만의 장점을 부각해야 한다.

요컨대, 전공에 필요한 역량, 즉 지원하고자 하는 학과(부) 혹은 계열의 특성을 먼저 살펴본 뒤에 학생부에서 자신의 역량과 발전 가능성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고, 본인이 의미를 두었던 활동 설명과 지원학과에서 요구하는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노력한 점, 그리고 이러한 활동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상세히 기술해야 한다.

자소서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의미가 있었던 활동의 결과 나열이 아니라 그 결과를 이루기까지의 과정과 경험이다. 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으며, 그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해결했지 등 평가자가 궁금해할 만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면서 결과를 얻기까지의 자기주도적 활동역량과 진로와 관련한 개연성있는 활동이었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써 넣으면 면접과 합격으로 가는 자소서 1번 문항을 완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