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주연배우인 송강호씨에게 자신이 받은 상을 봉정하는 제스쳐를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ytn 캡쳐)
제72회 칸 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주연배우인 송강호씨에게 자신이 받은 상을 봉정하는 제스쳐를 펼쳐보이고 있다. (사진=ytn 캡쳐)

[충청헤럴드=국회 강재규 기자] "12살의 나이에 영화감독이 되기로 마음 먹었던 소심하고 어리숙한 영화광"이라고 스스로를 밝힌 봉준호 영화감독.

봉 감독이 26일, 제72회 칸영화제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는 가슴 뜨거운 소식에 모처럼 정치권도 쌍수를 들어 환영하며 반기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27일 공식 브리핑을 통해 "종합예술로서 뿐 아니라, 사회에 시사하는 의미 또한 큰 <기생충>의 수상을 모든 영화인은 물론 국민과 함께 환영한다"고 밝혔다.

봉 감독의 수상은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첫 진출을 한 지 19년 만의 쾌거다. 주연배우 송강호는 칸 영화제 본선 경쟁 진출에서 세번 모두 수상하는 기록도 남겼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어제 대한민국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성취가 있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 국제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였다. 영화계의 노벨상이나 마찬가지인 상이다. 3·1운동이 있었던 1919년에 최초의 한국영화가 만들어진 이래 올해가 바로 한국영화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 뜻깊은 해에 대한민국 문화예술이 마침내 세계 문화사의 주인공으로 우뚝 서는, 정말 뜻깊은 수상을 하게 된 것이다"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오 원내대표는 "영화를 만드신 봉준호 감독님, 또 저와 개인적으로 각별한 인연이 있는 송강호, 이선균 배우 그리고 모든 관계자 여러분에게 온 국민과 함께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와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여러분은 문화적 자부심이라는 큰 선물을 대한민국에 선사하셨다. 앞으로 더욱 좋은 영화를 만드실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치도 영화처럼 국민 여러분께 기쁨을 드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송구스럽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봉 감독이 수상을 하게 해준 영화 <기생충>은 우리 사회의 계층과 계급을 나누는 근간들에 대해 치밀하게 추적한 블랙코미디 작품이다.

반지하방의 현실과 ‘대만 카스테라’로 대변되는 자영업자의 출혈경쟁 등의 소재도 등장하는데, 이에 대한 관객들의 공감반응도 좋았다고 알려지고 있다.

한국의 영화시장은 세계 5위 규모를 자랑하며, 한국인들의 연간 영화관람 횟수는 세계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독과점 시장구조, 제한된 소비자의 선택권 등 기형적 시장구조로 인해 세계무대에서 평가받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영화 제작현장의 열악한 환경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던 겟 사실. 

집권 여당으로서는 ‘주52시간제 표준근로계약서’ 룰을 따르며 묵묵히 영화제작을 해준 봉 감독에 박수를 보내고 싶겠지만 무엇보다도 그의 수상이 빛나는데는, 박근혜 정권 당시 블랙리스트였던 봉준호 감독이 블록버스터가 되었다는 것은 문화예술계에 대한 부당한 정치개입을 배제할 수 있게 해줬다는 점을 꼽을 법하다. 

좋은 영화가 나오려면, 좋은 제작환경이 되어야 하고, 건강한 배급구조와 영화인들의 열정이 더해져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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