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렬 검찰총장 지명자.
윤석렬 검찰총장 지명자.

[충청헤럴드 서울= 강재규 기자]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렬. 

박근혜에 이어 MB구속 수감으로 전ㆍ현직 대통령을 2명이나 구속시킨 윤석렬중앙지검장이 마침내 검찰 총수로 등극한다. 그것도, 기수를 중시여기는 검찰에서 5개 기수를 추월하면서다. 검찰의 대대적인 세대교체는 불문가지.

하지만 그에게는 언제나 양단의 평가가 따라다닌다. 한쪽에서는 '검찰 개혁의 적임자'인 동시에, 다른 한쪽에서는 '검찰 독립은 날샜다'는 평가가 그것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촛불이 큰 권력은 문재인에게 들려주었다면, 작은 권력은 윤석렬에게 쥐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 정부 이전의 정부시절부터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일한 것으로 유명한 윤석렬. 그래서 권력에 밉보이기도 했던 그가 문재인 정부 들어 이번에는 권력의 칼날을 휘두른다는 소리도 나온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문무일 검찰총장의 후임으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59·사법연수원 23기)을 지명한데 대해 진보진영에선 "검찰 개혁을 이끌 적임자"라며 환영의 뜻을 밝힌데 반해 보수정당은 "검찰 독립성은 날이 샜다"고 혹평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윤 지명자는 우리 사회에 남은 적폐청산과 국정농단 수사를 마무리하고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검찰 개혁을 이끌 적임자"라며 "환영하고 축하한다"고 전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이어 "윤 지명자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각종 권력형 비리와 부정부패 수사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뒀다"면서 "부당한 외압에도 흔들림 없이 원칙을 지킴으로써 검찰 내부는 물론 국민적 신망도 얻었다"고 평했다.

'저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습니다'는 발언 윤 지명자가 중앙지검장 발령을 받고 언론 앞에 처음으로 한 말로 유명하다.

반면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인 인사"라며 "윤 지검장은 국정원의 댓글 수사와 관련해 외압 의혹 폭로로 스타 검사가 된 인물"이라고 전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그는 서울중앙지검장에 올랐고, 이후 야권 인사들을 향한 강압적인 수사와 압수수색 등으로 자신이 '문재인 사람'임을 몸소 보여줬다"며 "그러던 그가 이제 검찰총장의 옷으로 갈아입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간 청와대가 주도했던 검찰 개혁이 제도개혁을 뒤로 미룬 채 인적청산을 위한 것이었나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대목이다.

이같은 평가가 말해주듯, 그는 누가 뭐래도 문재인 정권 출범과 함께 시쳇말로 가장 '핫한' 사람이다.

검사 윤석렬이 박영수 특검팀에서 수사실무의 최고 책임자인 수사팀장으로서 박근헤 전 대통령을 구속시킨데 이어 중앙지검장으로 파격 발탁된 뒤에는 불과 10개월여만에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구속시키며 역사의 심판대에 세웠다.

권부의 힘을 등에 없고 전무후무한 '철권'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쯤되면 이른바 '적폐'들에게는 가히 '저승사자'로 불리울만 하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강골'로 변화시켰을까? 무슨 아픔이 그로하여금 권력앞에 '돌직구'로 만들어버렸을까?

2017년 5월 19일 문재인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서 일약 고검장급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된 윤석렬 검사장. 그가 온 국민이 원하는 검찰개혁의 선봉에서 소임을 다해낼 것인지 예단할 수는 없다. 검찰 개혁은 여전히 아이엔지(ing)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에겐 '진정한 검사' '권부의 저승사자'라고 하는 수식어와 함께 일각에선 '소영웅주의자'란 비판도 없지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진리가 그에게도 적용되는 듯하다. 그에게 있어 아픔이 약이 됐고, 그를 크게 성장시켰다는 점이다.

사법연수원 23기 수료 후 1994년 검사로 임용됐다. 수원지방검찰청 여주지청장으로 근무 중 국가정보원 여론 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으로 활동하면서 검찰 수뇌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압수수색을 단행하고 직원을 체포하자 당시 권부를 위협하는 존재로 부각되면서 좌천의 길을 걷기도 했다.

이후 대구와 대전 고검 검사를 거친 후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지면서 2016년 12월 1일 박영수 특검 수사팀장에 지명됐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제39대 검찰총장 채동욱은 정통 특수통 '검사 윤석열'을 '치밀하고 해박한 법률 이론가이자 자기헌신적 용기를 가진 예리한 칼잡이'라고 평가했다.

대검 중수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거친 정통 특수 검사로서, 언론 보도에 의하면,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시절 경찰청 정보국장을 수뢰혐의로 구속해 파란을 일으켰다.

중수부 연구관 시절 불법대선자금 사건,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삼성 비자금 사건 수사 등 굵직한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

대검 중수부 과장 시절에는 부산저축은행 사건을 맡아 수사한 결과 정부 당국의 부실 저축은행 전반에 대해 손을 대는 혁혁한 전과를 거둔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시절에는 LIG그룹 기업어음 사건을 맡아 회장, 사장 등 대주주 일가를 기소하여 유죄가 확정되었는데 이 사건이 증권시장에서 기업어음 사기 발행이 처벌된 최초의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그가 더욱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대한민국 국가정보원 여론 조작 사건으로부터다.

국가정보원 대선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약 8개월간의 수사를 통해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국가정보원이 조직적으로 SNS 상에서 야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고 여당 후보를 지지하는 여론조작을 실행한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수사 도중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대대적인 트위터 활동과 관련한 결정적인 증거를 포착해 국가정보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와 압수수색을 집행하였는데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조영곤 검사장에게 보고했지만 동의받지 못하자 자신의 책임으로 체포를 강행하였기 때문이라 하여 특별수사팀장에서 경질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1960년 서울 출생. 서울충암고, 서울대 졸.

자, 이제 윤석렬은 다시금 '저는 국민에게 충성합니다'란 선언을 하게 될 것인지, 국민들의 눈과 귀가 그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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